열린우리당 내부 '분당론' 관련 미묘한 파장

  • 입력 2004년 4월 7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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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親盧분류 인사들에 의해 ‘분당론(分黨論)’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열린우리당 안팎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발언의 진원지인 명계남·문성근씨는 ‘분당론’이 문제가 되자 6일 오후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개인적인 입장을 말한 것이 열린우리당 공격의 빌미가 되고 있다”면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당적을 정리하고 시민자원봉사자로서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탈당계까지 제출했으나 파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총선이 끝난 뒤 △신진개혁그룹(정동영, 신기남, 박영선 등) △親盧직계그룹(유시민, 김원웅, 노사모 등) △정통개혁그룹(김근태, 이부영, 임종석 등)간의 당권투쟁으로 표면화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돌고 있다.

▽열린우리당 "분노한다"▽

‘분당론’이 제기되자 당내에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분당론이 제기된데 대해)분노한다. 정치를 종교운동이나 사상운동으로 오해하는 것이냐”면서 “충돌이 있어도 당내에서 함께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이라고 못 박았다.

신기남 의원도 "새로운 정치세력이 새로운 정치를 할 각오로 당을 만들어 선거를 치르는 마당인데 분당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일부 당직자는 “명씨나 문씨가 ‘분당론’을 말할 자격이나 있느냐”며 직설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명계남·문성근씨 탈당 진화 나서▽

파문이 확산되자 명계남·문성근씨는 6일 오후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는 등 조기 진화에 나섰다.

명씨는 이에 앞서 오전에 성명을 내고 “우리당의 분당을 바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언론이 진의를 과장, 확대 왜곡 보도했다”고 반박한 뒤 “나는 열린우리당이 장차 진성당원을 중심으로 국민으로부터 더 큰 지지를 받는 국민정당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문 본부장도 지난 2일 “향후 10년이고 20년이고 정치발전이 진행해 가는 과정에서 정당구조가 이념적으로 분화해 가지 않겠느냐는 의미로 말했는데 그 부분이 삭제됐다”고 해명했다.

▽여전히 불씨는 남아▽

그러나 당 주변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총선 후 정리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시민 의원은 6일 “열린우리당이 분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의원이나 후보도 내가 있는 한 분당할 수는 없을 것임을 감히 말씀드린다”면서도 "열린우리당내 다수파가 되기 위한 노선경쟁, 토론, 절충, 타협을 통해서 건강한 정당을 만들어 가겠다. 총선 후 당내에서 노선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해 여전히 불씨를 남겼다.

특히 명계남씨는 지난달 정동영 의장을 겨냥 "왜 조선일보와 인터뷰하느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린 사실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크게 승리해도 노 대통령의 리더십이 약화될까 걱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이 노대통령의 도움 없이 정 의장 제체로 치러지고 있기 때문.

총선 뒤 열린우리당이 한바탕 요동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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