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정책특보에 이화춘씨…안기부시절 盧와 인연

  • 입력 2004년 2월 1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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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17일 원장 정책특보에 이화춘씨(57)를 임명했다. 이씨는 노무현 대통령과 20년 가깝게 알고지낸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경남고, 영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1975년부터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에 근무하다가 98년 해직된 경력이 있다.

이씨는 80년대 중반 안기부 부산시지부에서 정치담당 조정관으로 근무할 때 인권변호사로 재야활동을 하고 있던 노 대통령을 가깝게 알게 됐다는 후문. 정보 수집을 위해 노 대통령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애정을 갖고 조언을 하기도 했고, 노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보고도 자주 올리면서 가까워졌다는 것.

노 대통령의 지구당 사무국장을 지냈던 같은 연배의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은 물론 한살 위인 노 대통령과도 허물없이 말을 터놓고 지낼 정도였으며 특히 98년 안기부에서 해직된 뒤에는 지구당 사무실에 드나들며 노 대통령측을 돕기도 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는 자원봉사자로 노 후보 지지활동을 벌여왔다. 이런 연유로 대선에서 노 후보가 승리하면서 이씨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중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과거의 인연으로 인해 노 대통령이 이씨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장 특보에 기용한 것은 이씨에게 특별한 역할을 부여한 게 아니라 명예회복과 배려 차원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부산시지부 근무 때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그 인연으로 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승진해 의정부 및 포항출장소장을 지냈다. 그러나 98년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출범하면서 월권 시비에 휘말려 해직됐다가 지난해 말 복직 소송에서 승소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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