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낙동강 전선’이 흔들린다…텃밭 수성에 `빨간 불`

낙동강 전선이 요동치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의 ‘총선 올인’ 전략이 영남권을 강타하면서 한나라당의 텃밭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부산의 양당 지지도가 오차 한계 범위 내로 좁혀졌을 정도다.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으로 여권의 공세에 맞선다는 전략이나 ‘사천(私薦)’ 논란까지 불거져 전열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칫하면 영남지역에서 10석 가까이 잃을지 모른다”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

▽흔들리는 부산 경남(PK)=한나라당은 지난달 토론 면접을 통해 부산 연제와 부산진을에 30대 후보자들을 잠정 공천했으나 본선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부산 연제에 선정된 김희정 당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설 김기재(金杞載) 전 의원과 힘겨운 접전을 벌여야 할 판이다.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지낸 김 전 의원의 화려한 경력은 물론 김 전 의원이 현 구청장과 공조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한나라당으로선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부산진을에선 30대인 이성권 전 부산대 총학생회장이 잠정 후보로 정해지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설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이 선거구를 부산진갑에서 이곳으로 옮긴다는 얘기까지 나돌아 당 지도부는 긴장하고 있다.

부산 서구에선 박찬종(朴燦鍾) 전 의원이 여론조사 지지도는 높지만 공천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당 지도부는 “‘흘러간 인물’을 공천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 전 의원이 강력 반발할 경우 공천 파문이 예고된다.

재력가인 김진재(金鎭載·부산 금정) 의원엔 열린우리당에서 ‘사형수’ 출신인 이철(李哲) 전 의원을 투입해 각을 세울 태세다.

경남의 남부 전선도 심상치 않은 듯하다.

한나라당 김동욱(金東旭)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경남 통영-고성엔 열린우리당의 정해주(鄭海(주,반)) 전 진주산업대총장에 맞서 Y 변호사를 영입하려 했으나 본인이 고사했다. 정 전 총장은 당초 비례대표를 희망했으나 분위기가 호전되자 지역구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대구 경북(TK)도 무풍지대가 아니다=한나라당의 강세가 여전한 TK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의 ‘틈새 공격’은 만만치 않다. PK 표심을 먼저 휘저은 바람이 이곳에도 감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대구경북경제살리기본부’를 발족한 이강철(李康哲) 전 외부인사영입추진단장이 이번 주부터 대구 동구에서 표밭갈이에 본격 나선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대구 남구에선 열린우리당의 이재용(李在庸) 전 구청장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대항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이 전 구청장에 맞설 카드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핵심측근인 유승민(劉承旼) 전 여의도연구소장과 이한구(李漢久) 의원 등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대구행을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의 지역구 선택 여부는 이 지역 총선의 최대 ‘빅 매치’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TK 리더격인 강재섭(姜在涉) 의원을 ‘맞불카드’로 내세워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북 구미에선 열린우리당 후보인 추병직(秋秉直)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선전이 예사롭지 않아 한나라당이 중량감 있는 후보를 물색 중이라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에선 대구 출마설이 나돌았던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이 경북 경산-청도로 방향을 선회했고, 이영탁(李永鐸) 국무조정실장도 조만간 경북 영주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대구-경북
지역구	열린우리당 예상 후보	한나라당 현역 의원
대구 수성을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윤영탁(불출마)
동구(갑)	이강철 전 우리당 외부인사영입추진단장	강신성일
안동	김광림 재경부 차관	권오을
영주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박시균
영천	이병진 대구지방경찰청장	박헌기(불출마)
상주	김세호 철도청장	이상배
경산-청도	권기홍 노동부 장관	박재욱(불출마)
구미(분구 예상)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	김성조

부산-경남
지역구	열린우리당 예상 후보	한나라당 현역 의원
부산 중-동	이해성 전 대통령홍보수석, 조승우 전 청와대행정관	정의화
영도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유정동 변호사	김형오
북-강서 갑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노혜경 당 중앙위원	정형근
북-강서 을	신상우 평통 수석부의장,권익 전 구청장, 윤원호 중앙위원	허태열
사하 갑	이헌만 전 경찰청차장	엄호성
연제	김기재 민주당 전 의원	권태망(탈당 시사)
경남 통영-고성	정해주 전 진주산업대총장	김동욱(불출마)
창원 갑	공민배 전 창원시장	김종하(불출마)
남해-하동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박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