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 "盧대통령이 용인땅 사달라 직접 부탁"

  • 입력 2004년 1월 13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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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씨
용인땅 '가장 매매'로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측에 19억원을 '무상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13일 공판에서 "노무현 후보가 내게 먼저 이기명씨의 용인 땅을 좀 사달라고 부탁하기에 두말 않고 '가치가 있는 땅이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용인땅의 계약해지 경위에 대해 "노 후보가 낙선하면 해지하지 않았겠지만 당선 후 사람들이 줄을 서 용인땅 개발이 잘 될 것으로 생각했고 이씨도 돌려주길 바라는 눈치여서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위 사람들은 내가 용인땅을 사니 개발전망이 좋다며 '땡잡았다'고 했지만 어차피 대통령을 돕기 위해 샀던 땅이라 돌려줬고 이씨는 미안해 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 연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간혹 '노 후보의 요청으로 호의적 거래를 한 사실이 있다'고 두루뭉수리하게 말했을 뿐이다.

또 대검의 공식적인 수사 결과보고에는 이 부분이 들어있지 않았는데 강 회장이 이번에 노 대통령이 먼저 부탁했다는 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안희정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이날 공판에서 용인 땅 거래에 대해 "노 대통령이 그 부분은 자신이 강금원 회장에게 부탁하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검찰은 △용인땅에 2001년 8월말 김남수씨(현 청와대 행정관) 명의로 소유권 이전 가등기가 된 이유 △매매계약 해지 뒤에도 강 회장이 리스 채무 변제 자금으로 4억원을 이기명씨에게 준 이유 △용인땅 매매대금 액수에 대해 이기명씨와 강 회장의 주장이 다른 이유 등을 추궁했다.

재판부는 강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 등 사건과 용인땅 매매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으며,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디지털뉴스팀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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