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北주장 환영 표시]北核해결 ‘물밑진전’ 있었나

  • 입력 2004년 1월 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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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주장을 6일 되풀이하자, 한국과 미국 정부가 “환영한다”는 뜻을 표시해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시설 동결 가능 발언은) 흥미 있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도 7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자신들이 취할 조치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재차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제안은 지난해 12월 9일 노동신문 보도내용의 ‘재탕’에 가깝다. 결국 북한은 핵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에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정치 경제 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 중유·전력 지원 등을 거듭 요구했을 뿐이다.

북한의 12월 제안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핵 활동 중단이 아니라 핵 포기가 중요하다”고 시큰둥해 했다. 윤 장관도 “이번 주장은 과거 요구사항의 연장선에 있다”고만 말했다.

이 때문에 7일 기자회견에선 윤 장관의 평가가 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해 질문이 집중됐다.

윤 장관은 “지난해 노동신문 보도 때부터 북한의 자세가 진지하다는 점은 평가했다”며 “북한측 영문 자료를 보면 ‘핵무기 시험생산 중단’이란 표현이 처음 등장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체포,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 포기선언 등 북한을 압박하는 외부 변수의 발생이 ‘달라진 해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회담이 지지부진하다고 접촉이 없는 것이 아니다”는 파월 장관의 설명대로 남북한 미국 중국 사이에 활발한 물밑 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윤 장관이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의 동일한 제안에 대한 한미 양국의 달라진 반응

1차 제안(2003.12.9)2차 제안(2004.1.6)
6자회담전제조건미국이 일괄타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차기 6자회담에서 ‘첫 단계 행동조치’라도 합의하자.일괄타결안을 한번에 받아들일 수 없다면 첫 단계 조치만이라도 실현하자고 제안했다.
첫 단계조치내용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정치 경제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 중유·전력 지원에 동의.북한은 핵 활동을 동결.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제재 및 봉쇄 철회,에너지 지원 재개.
미국정부반응 “필요한 것은 핵동결이 아니라 핵 폐기다.”(조지 W 부시 대통령)“긍정적인 발표다. 나는 고무돼 있다.(북한이 보기에도) 흥미로운 조치다.”(콜린 파월 국무장관)
한국정부반응“이번 주장은 2003년 4월에 3자회담과 8월 1차 6자회담 때 제시된 북측 요구의 연장선에 있다.”(윤영관 외교부장관)“대화 통한 해결의지 재확인했다. 북측 영문자료에는 최초로 핵무기 시험생산 중단이란 표현이 들어 있지 않나.” (윤 장관)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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