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파키스탄, 北에 핵기술 수출"…"미사일기술과 교환"

  • 입력 2004년 1월 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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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이 북한 이란 리비아 등에 핵기술을 수출하는 비밀 핵확산 네트워크의 중심지였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미국은 이를 진두지휘한 파키스탄 칸연구소의 활동을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과거에는 옛 소련 견제에, 현재는 대(對)테러전에 파키스탄 정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묵인해 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다음은 뉴욕 타임스가 전한 파키스탄의 핵 커넥션.

“핵기술 수출의 중심에는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있다. 1976년 유럽에서 우라늄 원심분리기 설계자료를 갖고 귀국한 칸 박사는 자체 원심분리기를 제조하는 등 핵개발을 주도했다. 그가 설립한 칸연구소는 핵무기 보유 희망국들과 전 세계 핵중개상을 상대로 파키스탄 정부 문장이 찍힌 안내책자를 돌리며 핵기술을 판매해 왔다.

칸 박사는 97년 영변 핵시설 밖에서 핵연료를 만들 방안을 찾던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정권과 접촉을 시작했다. 칸 박사는 이후 북한을 13차례 방문했다.

북한은 원심분리기 기술 이전 대가로 파키스탄 핵무기의 사거리를 늘릴 미사일 기술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북한 미사일 부품이 평양 근처에서 파키스탄 화물기에 실리는 것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4월엔 초강력 알루미늄 튜브를 싣고 수에즈 운하로 향하던 배가 적발됐다. 북한을 향해 가던 것으로 보이는 이 배에서 발견된 튜브가 파키스탄산 원심분리기 부품으로 밝혀지면서 파키스탄과 북한의 협력관계가 아직 단절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파키스탄은 87년 이란과도 핵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란은 이를 통해 몇 가지 주요 우라늄 농축기술 결함을 해결할 수 있었다.

앞서 파키스탄은 73년 리비아와 핵기술 이전 대가로 재정지원을 받는 계약에 서명했으며 리비아는 78∼80년 파키스탄에 우라늄 광석을 공급했다.

한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파키스탄 과학자들에게 수백만달러를 지급하고 핵폭탄 제조법을 사들였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리비아가 90년대 말부터 수년간 파키스탄 과학자들에게 약 1억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는 “파키스탄은 지금까지 핵기술을 유출하지 않았으며 결코 유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인물이 개인적 탐욕에 의해 개입되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끝까지 파헤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5대 핵 강국 제외한 핵보유(의심)국 현황
국가개발시기보유 핵무기수비고
이스라엘1967년 설비 확보75∼200장거리 이동능력 보유
인도1974년 실험30∼351998년 5월 추가실험
파키스탄1998년 실험24∼4890년대 초까지 원심분리기 3000개 가동
북한90년대 초 설비 확보 추정2∼5원심분리기 가동시작
이란평화적 핵시설 주장없음원심분리기 5만개 건설 목표
리비아최근 포기없음

자료: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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