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체임버스 의장 "北 안 변하면 한국신용등급 못올려"

  • 입력 2003년 8월 13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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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평가위 의장(사진)은 13일 “북한이 획기적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더욱 화해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 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 안정적)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체임버스 의장은 이날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이 가능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남북관계는 그동안 보여준 것처럼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79년과 86년 중국과 베트남이 보여줬던 것과 같은 획기적인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하고 주변국들과 더욱 화해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이는 한국 신용등급 상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조만간 진행될 다자(多者)회담에서 이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담의 진전은 더딜 것이고, 회담에서 거둘 성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그간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1300억달러가 넘고 대외 포지션(대외채권 및 채무 비율)이 양호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저평가되고 있는 대표적 요인으로 북핵 문제를 꼽아왔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이 국가신용등급 총 19단계 중 상위 4번째 등급인 AA-이상인 반면 한국은 7등급인 A-에 머무르고 있다.

체임버스 의장은 또 미국의 경제 회복과 최근 중국 위안화 환율 변동이 앞으로 한국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은 중기적 전망이므로 세계경기, 금리, 환율, 정권교체, 유가 등이 예측 가능한 수준 이내에서 움직이는 한, 그러한 환경변화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기기자·국제정치경제학 박사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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