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폐기' 압박 전략]FT "한반도 核재앙 위험 감소"

  • 입력 2003년 4월 1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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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 중국의 베이징(北京) 3자회담에 대한 외신 반응은 긍정적이다. 미국 영국 독일 언론들은 3자회담의 성사로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3자회담의 결과에 대한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는 17일 사설에서 “북한이 핵 개발이 부진해서인지, 아니면 TV를 통해 미군의 바그다드 정밀폭격을 목격해서인지는 모르지만 3자회담에 응한 것은 6개월 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 벼랑끝 전술을 시작한 이래 처음 접하는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 응했다고 해서 핵 야욕을 포기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소한 더 이상 위기를 고조시키지는 않고 있으며 따라서 한반도의 핵 재앙 위험은 분명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독일의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3자회담은 북-미 양측을 비롯한 모든 당사국들의 체면을 유지하면서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이라고 해석했다.

회담의 전망에 대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북-미 양측 모두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전 수행 과정에서 나타난 행정부 내 견해 차와 불화를 극복하고 일치된 대북정책을 다듬어갈 수 있을지를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USA 투데이는 ‘미국, 대북 대화 행보 신중’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일본과 한국의 지도자들은 미국과 북한이 북핵 현안에 관한 대화를 조만간 시작키로 한 것을 환영했다”며 “그러나 백악관은 북핵 논의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고하며 신중하게 대처했다”고 전했다.

회담 의제에 대해 ‘전국 민주주의 재단(NED)’의 칼 거시맨 회장은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의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자대화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적인 의제에 포함시키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썼다.

그는 “이번 3자회담이 핵문제 해결에만 집중한다면 잘못”이라면서 “문제의 핵심인 북한정권이 주민들에게 저지르는 끔찍한 범죄를 다루지 않고서는 결코 안보위기를 영속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회담 성사 배경에 대해 ‘북한이 눈을 깜빡거렸다’는 제목의 17일자 사설에서 북한의 양보로 회담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한 데 이어 18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고 주장해 온 미국의 방침도 바뀐 것”이라는 독자 의견을 실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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