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人權 암흑' 떠도는 탈북자<7·끝>

  • 입력 2003년 4월 8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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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YMCA회관 앞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 소속 회원들이 탈북자들의 인권 보호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폐쇄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미옥기자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YMCA회관 앞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 소속 회원들이 탈북자들의 인권 보호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폐쇄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미옥기자
우리나라 국민은 대체로 탈북자들을 포용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나 정부의 대북정책엔 다소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창간 83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탈북자 관련 설문조사의 주요 항목을 살펴 본다.

▽입국은 환영하되 세금에는 부담감=‘탈북자가 한국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질문에는 ‘그렇다’(64.0%)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34.2%)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여성(57.6%)보다는 남성(70.7%)이 탈북자들을 더 환영했으며 대체로 학력과 월평균소득이 높을수록 탈북자에 대해 개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의 68.3%, 블루칼라의 66.35%가 환영한다고 밝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농림수산업 종사자들도 ‘그렇다’(47.3%)와 ‘그렇지 않다’(46.3%)가 엇비슷하게 나타나 직업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탈북자를 위해 세금을 더 낼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엔 ‘그렇지 않다’(49.2%)가 ‘그렇다’(48.9%)보다 약간 많았으나 오차의 한계(95%±3.1%포인트)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성별로는 차이를 보여 남성 응답자의 57.1%는 세금을 더 내겠다고 응답했으나 여성 응답자는 56.5%가 세금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녀가 탈북자와 결혼한다면=‘자녀가 탈북자와 결혼해도 상관없는가’와 ‘자녀의 교사가 탈북자라도 상관없는가’를 묻는 설문엔 주부층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자녀가 탈북자와 결혼해도 상관없는지에 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2.2%가 ‘상관없다’고 응답해 ‘그렇지 않다’(39.6%)보다 많았다. 주부층은 51.9%가 ‘상관없지 않다’고 답변했다.

주부들은 자녀의 교사가 탈북자라도 상관없는지를 묻는 설문에는 45.9%가 ‘상관없지 않다’, 43.2%가 ‘상관없다’고 밝혀 오차범위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탈북자 정책 평가=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대한 평가는 ‘잘못하고 있다’(43.3%)가 ‘잘하고 있다’(34.9%)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의 50.3%와 51.0%가 각각 ‘잘못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50대 이상은 29.8%만이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해 젊은층이 더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트칼라와 학생층의 경우 ‘(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각각 29.5%와 28.2%에 불과했다.

▽탈북자가 적응 못하는 이유는?=전체 응답자의 3분의 2인 67.0%가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20∼ 50대 이상 모든 연령층이 공통적으로 ‘남북한 체제 차이’를 탈북자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탈북자 본인의 노력 부족’이 이유라는 지적에 대해선 50대 이상에서 20.4%가 동의한 반면 20대에선 8.3%만이 동의했다. 또 ‘한국 사회의 차별’이 탈북자 부적응의 이유라는 지적엔 20대 응답자의 34.7%가 동의했으나 50대 이상에선 9.5%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젊은층은 ‘체제의 차이’와 ‘한국 사회의 차별’ 등 구조적 이유를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50대 이상 장년층은 탈북자 개인의 노력 부족을 상대적으로 중요한 이유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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