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黨權 “투톱을 향하여”…중앙委의장-원내대표 각축

  • 입력 2003년 3월 2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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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최고위원회의와 5일 당무위원회의에서 당 개혁안이 통과되고 임시지도부가 구성되면 민주당은 곧바로 당권경쟁에 들어가게 된다. 개혁안에 따르면 새 지도체제는 상징적 대표인 중앙위원회 의장과 실질적 권한이 강화된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로 돼있어, 당권 경쟁도 두 갈래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원내대표는 당 개혁안 통과 즉시 선출하도록 되어 있고, 그 밑에 원내총무(운영위원장)와 정책위원장을 두는 막강한 자리로 떠올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원기(金元基) 당 개혁특위위원장도 “나는 자리에는 관심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근태(金槿泰) 고문측은 원내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고 김상현(金相賢) 고문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도 원내총무와 장관직을 지낸 경험 등을 내세우며 원내대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소신발언으로 한나라당에서도 평가가 좋은 조순형(趙舜衡) 의원과 원내총무 경선에서 2번이나 고배를 마신 장영달(張永達) 의원도 자천 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다.

중앙위의장에는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정 대표는 지난달 말 구주류의 중심인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와 단독으로 만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류 내부에서는 당권 경쟁이 지나치게 가열될 경우 자칫 내부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교통정리’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차세대 주자로 지목한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길게 보고 외교 역량을 키우겠다”며 한발 물러서 있고, 추미애(秋美愛) 의원도 최근 1000만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정비하는 등 차기를 겨냥한 이미지 관리에 열중하고 있다.

한편 새 지도체제가 출범할 때까지 6개월간 지구당 개혁과 당 조직 개편, 경선 관리를 맡게 될 임시지도부는 당권에 도전하지 않을 중립적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정 대표에 이어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도 임시지도부를 구성하지 말고 전당대회를 3, 4월로 앞당기자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일사불란한 총선 준비를 위해 원내대표 제도는 내년 총선 이후에 실시하자”고 촉구했다. 당 개혁안 내용을 둘러싼 이런 이견들 때문에 당권 구도가 어떻게 될지 아직은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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