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3파전…최병렬-김덕룡-강재섭 "출마"

  • 입력 2003년 1월 30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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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차기 당권주자로 거명돼온 중진들이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사퇴 표명을 계기로 잇달아 거취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당권 경쟁 구도가 3파전으로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30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정치개혁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지도체제 개편안을 만들고 있는 입장에서 직접 출마하게 되면 개혁안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된다”며 당권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여성대표론’으로 주목받아온 박근혜(朴槿惠) 의원도 기자와 만나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할 분이 있다면 돕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부영(李富榮) 의원도 “당 개혁에만 전념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세 확산에 들어갔다.

영남권과 보수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차기 대선 주자의 성장과 승리를 뒷받침하겠다”며 대권 포기를 전제로 당권에 도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수도권과 개혁성향 의원들의 뒷받침을 받고 있는 김 의원도 “당의 변화를 끊임없이 요구해온 입장에서 쇄신과 단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출신과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지지 속에 차기 대권출마를 노리고 있는 강 의원은 “당원들과 상의하겠다”며 출마 결심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념 노선 차이에 따른 정파간의 갈등도 점차 표면화하고 있다.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는 3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국민 속으로’가 최근 당내 ‘수구세력’‘대선 패배 5적’ 등을 거론하며 인적 청산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말을 아끼고 자제해야 한다. 당을 비판하던 김원웅(金元雄) 의원은 결국 당을 떠났다”고 공격했다. 임 부총무가 “많은 사람은 ‘국민 속으로’가 실은 ‘노무현 속으로’가 아니냐는 의심을 한다”고 말하자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아예 ‘노무현 2중대’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맞장구를 쳤다. 전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개혁성향 의원들이 시민단체와 연합해 ‘정치개혁추진 범국민협의회’를 구성하자 당내 보수성향 의원들은 “나갈 사람은 미리 나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 속으로’의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당을 개혁하자는 사람들을 자꾸 ‘내통’ 운운하며 몰아세우는 것은 과거 공작정치시대에 살던 사람들의 경직된 사고의 산물”이라고 반박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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