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급 인사가 속속 발표되면서 요즘 인수위내에선 청와대 비서관(1, 2급)과 행정관(3∼5급)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실무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현 청와대 직제를 보면 비서관은 43명, 행정관은 130여명. 이중 중앙부처의 파견 공무원을 뺀 실질적인 '물갈이 대상 인원'은 비서관 20명, 행정관 30여명 등 총 50여명에 불과하다.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인수위 내 전문위원과 행정관만 120∼130여명에 이르는 만큼 이들은 최소 2.5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문제는 수석 내정자들이 자기 사람 1, 2명을 데리고 청와대에 들어가는 게 관례인 데다 '인수위 입성'에 실패한 민주당 당직자 중에서도 청와대행 희망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질 경쟁률은 최소 5 대 1 이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부속실에는 현 인수위 비서실 인원이 대거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무, 공보, 정책기획 분야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경쟁이 예상된다"며 "정치지망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정무비서관 자리는 10대 1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무진 사이에서는 "인수위까지 왔는 데 청와대에 못 들어가면 망신이다"는 생각까지 퍼져 상호 견제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
1월 중순 K대 출신의 국회 및 인수위 관계자들이 모여 신년회를 열자 다른 대학 출신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연고주의 문화 청산'을 강조했는데, 뭐 하는 짓이냐"며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인수위측은 '청와대 입성'을 둘러싼 과열 경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한편, 별도의 인사위원회를 만들어 인선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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