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모리 전 총리는 “노 당선자는 햇볕정책을 견지하겠다고 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등 서로 엇갈린 시각을 갖고 있어 걱정”이라며 “노 당선자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반미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당선자측은 “주한 일본대사관에 알아본 결과 모리 전 총리가 일본에서의 언론 보도를 통해 그런 우려를 갖고 있었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런 일은 없으니 안심하라’는 말을 듣고 안심했다고 말했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당 북핵특위 방미 조사단의 활동결과를 보고 받고 현 정부와 노 당선자의 ‘한미공조 해법’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초강수 수순을 밟고 있는데 현 정부와 노 당선자측은 대화 이외엔 아무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은 오히려 한미간 대화가 부족해 한미공조가 파괴되고 북한핵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박진(朴振) 의원은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개발을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협상전략 차원이 아니라 ‘핵보유국’이 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위협을 ‘협상용’이라고 보는 우리 정부의 시각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의 벼랑끝 전술과 핵개발이 계속된다면 대화론보다는 압박 제재론의 입장이 강해질 것이라는 게 미국 조야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944명을 대상으로 11일 실시한 ‘주한미군 관련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68.8%가 최근 우리 사회의 반미감정과 반미시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철수를 찬성하느냐’는 질문에는 54.8%가 ‘반대한다’고 응답했고, 28.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안보가 흔들릴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2.6%였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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