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日人 北생활 입열어 "北서 간첩교육용 자료 번역"

  • 입력 2003년 1월 6일 18시 24분


납북된 지 24년만인 지난해 10월 일본에 일시 귀국해 고향에 머물고 있는 하스이케 가오루(蓮池薰·45)가 북한에서 간첩 교육용 자료를 번역하는 일을 해 왔다고 북한 생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하스이케씨의 가족은 5일 니가타(新潟)현 가시와자키(柏崎)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스이케씨가 최근 가족에게 이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하스이케씨의 공식 직함은 북한 사회과학원 민속연구소 번역원. 그러나 실제 임무는 일본 침투 공작원을 위해 일본어 자료를 한글로 번역하는 일이었다는 것.

하스이케씨는 또 평양에서 지낼 때 1년에 2, 3번가량 일본인 단체 관광객을 봤으나 관광객의 카메라에 사진이 찍히면 곤란하다고 생각해 접근하지 않았으며 이들 편으로 일본에 편지를 전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스이케씨는 납북된 직후 3개월가량은 북한 당국자들에게 “나를 납치한 것은 인권침해다. 대학 개학 전에 돌려 보내달라”고 항의했으나 북측은 “열심히 일하면 돌려 보내주겠다. 외국생활을 잠시 해보는 것도 좋지 않으냐”며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하스이케씨는 대학생 때인 78년 7월 후쿠이(福井)현 바닷가에서 데이트하던 중 애인과 함께 납북돼 이듬해 결혼, 평양에서 살다 지난해 10월 부인과 함께 귀국했다. 대학생 딸을 비롯한 2남1녀의 자녀들은 평양에서 살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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