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부동표 공략 치열]李 충청 껴안기…盧 PK 勢몰이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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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는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이틀 앞둔 17일 부동층을 잡기 위한 막판 유세 강행군을 계속했다. 이 후보와 노 후보는 서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하며 각각 충청권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집중 공략했다. 》

▼이회창 후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이날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과 함께 대전과 충남북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유세를 가졌다.

그는 유세에서 “5년 전 대선에서 실패한 것은 충청도민이 ‘아직 이르다’고 판단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그간 많은 준비를 했고 이번에야말로 대전과 충청도민이 힘을 보태줘야 성공할 수 있다. 아니면 힘들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어 “얼마 전 아버지를 이곳 충청도에 모셨고, 충청도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이며 저도 나중에 묻힐 곳”이라며 충청도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요즘 누가 여기 와서 정말 형편없는 약속을 하고 다닌다는 얘길 들었다. 비현실적인 공약을 내세운 사람은 결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노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비판했다.

유세장에 모인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이회창 대통령’을 연호했고, 대형 전광판에서는 노 후보 비판 광고가 유세 내내 흘러나왔다.

이 후보는 이어 충북 청주시 성안길과 충남 천안시 고속버스터미널로 유세 장소를 옮겨 “대전의 과학기술 수도 조성을 비롯해 △일자리 250만개 창출 △노인을 위한 기초연금제 등의 공약은 실현 가능하며 철석같이 지키겠다”고 강조한 뒤 “충청도민 여러분이 ‘이번에 이회창이 대통령 한번 해라’고 하면 될 수 있다. 여러분이 열쇠를 쥐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전〓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노무현 후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7일 하루 동안 수도권과 부산지역 10곳에서 ‘릴레이 유세’를 갖고 막판 부동층 흡수에 나섰다. 노 후보는 특히 수도권에서 ‘행정수도 이전〓집값 폭락’이라는 한나라당의 공세가 점차 먹혀들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한나라당의 논리를 반박하며 “한나라당은 머리가 안 좋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몰아붙였다.

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지하철 강남역 앞 거리유세에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이 보장될 때 한국이 기회를 갖게 된다”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돼)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을 만날 때 뒷다리나 잡지 말라”고 공격했다.

그는 또 경기 성남 종합시장 유세에서는 “서민들의 꿈을 앗아가는 주택가격 폭등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집값을 물가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며 한나라당의 ‘수도권 집값 폭락론’을 “턱없는 말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경기 고양시 일산 그랜드백화점 앞 거리유세에서 선거 공조 후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세 번째 합동유세를 가졌다. 그는 “머리 좋지 않은 사람을 대통령 시키면 국민이 괴롭다”며 “60% 이상의 지지를 받아 힘있는 대통령이 되어 정 대표와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치 명예혁명을 이룰 수 있도록 노 후보를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부산지역 지지율이 30%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날 선거운동 시작 후 다섯 번째 부산을 찾아 재차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19일 온 국민이 부산의 선택을 지켜볼 것이다. 내 고향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권영길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17일 노동자 밀집지역인 경남 창원과 울산을 집중 공략했다. 확실히 표가 나올 수 있는 곳을 훑어 득표로 연결시키자는 전략이다.

권 후보는 이날 아침 일찍 창원 대우자동차 공장을 찾아 출근길 노동자들을 상대로 거리유세를 한 데 이어 창원시청을 방문, 사무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공무원노조의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창원병원에서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무상의료를 공약했고, 효성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비정규직 철폐 공약을 강조하는 등 ‘맞춤 공약’ 작전을 펼쳤다.

그는 오후에는 울산을 방문해 대송시장과 수암시장 등 재래시장과 공단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권 후보 유세단은 이날 유권자와의 접촉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해 유세장소를 바꿀 때마다 자체 차량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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