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지뢰제거 검증단 파견…유엔司-북한軍 갈등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8시 15분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 도로 연결을 위한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제거 작업의 최종 확인에 필요한 남북 양측의 검증단 파견 절차를 둘러싸고 주한 유엔군 사령부와 북한군이 갈등을 빚고 있다.

유엔사는 남북 양측의 검증단이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위해선 정전협정에 따라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에 파견 인원과 시기를 통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측은 이를 따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13일 국방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남북이 지뢰제거 작업을 완료하고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못해 연내 경의선 철도 및 동해 임시도로 개통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광일(章光一)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은 “남측은 이미 유엔사에 검증단의 명단을 통보했지만 북측은 ‘공사와 관련된 군사실무적인 문제는 남북 양측이 협의해 처리한다’는 남북군사보장합의서를 근거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유엔사에 명단을 통보할 경우 92년 이후 실체를 부정해 온 군사정전위를 사실상 재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 차장은 “남북군사보장합의서는 철도 공사에 따른 DMZ 일부 구역의 ‘행정 관리권’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MDL을 넘어서는 검증 절차를 위해선 남북 모두 정전협정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이로 인해 지뢰제거 작업이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은 지뢰제거 검증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달 중순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철도 도로 연결에 필요한 공동측량작업 실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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