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무회의 '신당합의 해프닝' 성토

  • 입력 2002년 8월 21일 18시 55분


속타는 朴최고 - 박경모기자
속타는 朴최고 - 박경모기자
21일 열린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서는 신당창당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특히 신당창당에 회의적인 친노(親盧)-개혁성향 의원들은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정몽준(鄭夢準) 의원간의 신당창당 합의 번복 논란’을 계기로 신당창당 추진 과정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은 회의에서 “이제 다시 우리가 살아날 길은 정당 개혁의 기치를 다시 올리는 길이다”며 “그때 신당의 명분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재(金景梓) 의원도 “정몽준 의원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가 어떻게 후보로 모실 수 있느냐”며 “우리 당 의원 113명이 정몽준 의원 1명에게 망신을 당했다”고 질타했다.

평소 ‘무원칙한 신당창당 추진’을 비판해온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신당창당을 놓고 극심한 의견대립과 갈등으로 당이 사분오열되고 있다”며 아예 신당 무용론을 제기했다.

한편 이에 앞서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가 최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자신의 지구당사에서 항의시위를 벌인 사실을 문제삼고 나서면서 친노-반노 진영간에 또 다른 논전이 벌어졌다.

정 총무는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내게) 사과했지만, 이런 일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노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반노파인 장성원(張誠源) 의원도 “정치테러의 말로가 뭔지 보여줘야 한다. ‘용팔이 사건’의 조짐이 보인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친노파인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서포터들의 일방적 행동이 아니냐”며 노 후보를 두둔했고, 김원기(金元基) 후보 정치고문도 “노사모측에 자제를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 총무가 노 후보측을 다시 성토하자 김경재 의원이 “다른 중요한 안건도 많지 않느냐. 이제 그만 하자”며 가로막았고, 정 총무는 혼잣말로 “이 새끼들이…”라고 폭언을 했다. 이에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아무리 화가 나도 공식회의에서 그런 용어를 쓰면 되느냐”며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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