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부시 정상회담 외국언론 반응]"한반도 평화 합의"

  • 입력 2002년 2월 20일 18시 43분


미국과 일본 언론 등은 20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합의한 점에 주목하면서도 서로간에 대북 인식차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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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뉴욕타임스는 ‘부시의 한국 연설은 악이 아니라 선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기사를 통해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자신의 목표는 한반도 평화라는 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한국인이 느끼는 두려움과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CBS 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따뜻한 가슴을 갖고 주민을 걱정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엔 그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자신의 ‘악의 축’ 발언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토크쇼 프로그램인 ‘래리 킹 라이브’의 중간에 부시 대통령과 김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는 등 종일 부시 대통령 방한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악의 축’ 발언이 한국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했다.

이 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방한을 통해 한국인들을 달래는데 중점을 뒀지만 김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은 ‘악의 축’ 발언으로 이미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MSNBC 방송은 ‘악의 축’ 발언에 대한 한국의 반발을 들며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아시아 순방 중 ‘가장 민감한 방문’이라고 전했다.

미 언론은 또 부시 대통령 방한 반대 및 지지 시위와 이를 둘러싼 논란도 다뤘다.

▽일본〓‘평화적 해결 확인’ ‘한미 연대 긴밀화’라는 평가와 ‘군사대립 가능성’ ‘대북정책 인식차’를 거론한 분석이 엇갈렸다.

아사히신문은 한미 정상이 북한 핵, 미사일 문제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는 점을 중점 보도하고, 부시 대통령이 “미국도 한국도 북한을 침략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것은 평화적 해결 노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포용정책을 재지지하고 양국이 결속을 다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대북 불신감을 드러냈으며 햇볕정책에 대해 원칙적 지지를 하면서도 그 유효성에 강한 의문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부시 대통령이 “우리는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며 북한과의 군사대립 가능성을 제기했다.

산케이신문은 한미 양국이 대화를 통해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해결한다는데 일치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북한 체제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드러냄으로써 한미간 대북정책 인식차가 더욱 선명해졌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미국이 추진중인 국제적인 반테러 포위망 구축속에 고립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국면에 놓여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중국 등〓중국 CCTV와 홍콩의 중국계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한국의 햇볕정책과 대북 경제지원 등을 약속한 사실을 논평 없이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전후해 한국에서 항의 및 지지 시위대가 격돌하는 등 좌우파가 정면 대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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