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동 2호 미사일 北美지역까지 위협”

  • 입력 2002년 2월 5일 01시 11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 등 3개국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대량살상무기의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 것을 계기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능력과 규모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2월2일자)에서 대량살상무기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현황을 핵무기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3개 분야로 나누어 집중 분석해 서구권의 비상한 관심을 대변했다. 다음은 그 요지.

94년 북한은 미국과 제네바 기본합의를 체결하면서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로부터 2대의 경수로를 공급받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제네바합의 이후에도 핵무기 개발 노력을 계속해왔으며 핵무기 1, 2개를 생산하는 데 충분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측에 제공하기로 한 경수로 건설도 차질을 빚고 있다. 경수로공급의정서에는 경수로를 2003년까지 완공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경수로는 2008∼2009년경에나 완성될 전망이다. 경수로 완공이 늦어지는 것은 한미일 3국의 건설비용 조달이 지연되고 북한이 건설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이 부시 행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도 경수로 사업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 북한이 수차례 제기해왔던 제네바합의 탈퇴 요구는 경수로 사업이 계속 차질을 빚을 경우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98년 대포동 1호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던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력이 고조되자 2003년까지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대포동 1호의 발사를 유예하는 동안 대포동 2호를 비밀리에 개발해왔다.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대포동 2호의 사거리가 1만5000㎞까지 확대돼 북미 지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CIA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미사일 수출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10억달러 상당의 지원을 받기로 빌 클린턴 행정부와 거의 합의를 보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같은 논의는 거의 중단됐으며 시리아 이집트 리비아 등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수출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생화학무기 개발 능력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에 가려져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생물무기협정(BWC)에 87년 가입했으나 화학무기협정(CWC)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미국과 러시아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량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린 가스 등 화학가스 개발 능력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탄저균 콜레라 천연두 등 북한의 생물무기 개발 프로그램도 잘 발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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