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 연찬회 "현정권 1년내내 언론탄압 매달려"

  • 입력 2001년 8월 27일 19시 40분


한나라당은 27일 경기 성남시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 연찬회를 갖고 정기국회 운영전략과 향후 정국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 의원들은 국회 14개 상임위별로 나뉘어 자유토론을 벌였고,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분임토의장을 돌면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토의에서는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당 운영에 대해서도 고언(苦言)들이 쏟아졌다. 다음은 개회식 및 분임토의 발언 요지.

▽이 총재〓이 정권은 우리 당을 대화와 경쟁의 상대가 아니라 끝 없는 정쟁의 상대로 보고 있다. 자신들의 지지도는 어차피 바닥이니까 우리 당에 시비를 걸고 싸움을 일으켜 동반추락을 기도하는 것이다. 나라와 국민에게 고통만 주는 이 정권의 실정을 서릿발같이 매섭게 비판해달라.

▽이재오(李在五) 총무〓이번 정기국회에서 언론탄압의 실상과 음모를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법을 빌려 언론사주를 구속하는 등 장기집권 음모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양심적 언론인에게 투항과 굴종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독재정권의 전형이다.

우리들 내부에 퍼져 있는 ‘이대로만 가면 집권할 수 있다’는 막연한 낙관주의와 무사안일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또 지지기반이 취약한 비영남지역의 세 확장에 총력을 기울여 우리 당의 지역편중을 극복해야 한다.

▽엄호성(嚴虎聲) 의원〓국정감사를 10월로 늦춰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현정권의 실정(失政)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를 10월 재·보선에 활용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의화(鄭義和) 의원〓박종웅(朴鍾雄) 의원이 단식농성을 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루 이틀이라도 동조단식을 해서 여론에 호소해야 한다. 당이 더 젊어져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부터 과감하게 젊은 사람들을 내보내야 한다.

▽정병국(鄭柄國) 의원〓언론문제 국정조사 특위에서는 세무조사 등의 정치적 배후와 방송의 왜곡보도 문제를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박종웅 의원의 투쟁 방향에 공감한다. 지지성명을 내자.

▽김부겸(金富謙) 의원〓내년 대선을 낙관해선 안 된다. 청년과 여성층이 너무 취약하다. 지도부는 당이 처한 환경을 직시해야 한다. 97년 대선 때의 지지표와 반(反)DJ표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막연한 생각이다.

▽서상섭(徐相燮) 의원〓선거 때마다 진보 성향의 의원들을 수혈해 결과적으로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진 당이 됐지만, 이를 약(藥)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도 당 운영은 보수 일변도다.

▽김용균(金容鈞) 의원〓이 총재가 포용력이 크고 정이 많다는 것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이 총재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핵심이나 고위공직자들이 갖는 공포감을 없애야 한다.

▽이성헌(李性憲) 의원〓우리 당은 ‘국민우선’ 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충성’ 우선주의 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우리 당을 수구세력 반통일세력 재벌옹호세력이라고 몰아붙이는 일부 분위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문화(鄭文和) 의원〓당내에서 구태의연한 용어를 사용해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경우도 있다. ‘빨갱이’라든가 ‘수구’라든가 하는 용어는 쓰지 말자. 차기 대선에서 주요 변수가 될 35∼45세 유권자에 대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박원홍(朴源弘) 의원〓전현직 언론인들이 휴대전화로 통화한 게 다 도청이 돼서 검찰에서 조사했다고 한다.

▽강인섭(姜仁燮) 의원〓국민을 위한 큰 정치를 펼쳐야 할 시점이다. 작년에 무조건 등원 해 나라와 겨레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당과 총재의 인기가 올라갔다. 이번에도 영수회담과 관련해서 큰 테두리에서 생각해달라.

<김정훈·선대인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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