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타운大 세미나]"미 민간차원 대북접촉 확대 바람직"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52분


26일 워싱턴 조지타운대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최근 한미간에 현안으로 떠오른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간의 이견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전환기의 한국―김대중(金大中) 정부 3년’.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국내 입지가 약해져 개혁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김 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미 외교협회(CFR)가 22일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 지지를 촉구한 사실을 언급한 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내정자 등 미 행정부의 한반도 담당자들이 자리를 잡게 되면 부시 행정부가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버트 스칼라피노 버클리대 명예교수는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처럼 공화 민주 양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인물이 이끄는 북한문제특별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며 “부시 행정부는 북한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를 여행 중인 그는 보니 오 조지타운대 교수가 대독한 논문에서 미 정부에 민간 차원의 대북접촉 확대 등을 함께 제안하면서 “10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한반도 상황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만큼 부시 행정부는 이 기회를 살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적인 성향의 셀리그 해리슨 센트리 파운데이션 대표는 “한반도의 군비통제를 위해선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해 정전상태를 공식적으로 종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오찬연설을 한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최고위원은 “부시 행정부 출범 후 2개월이 지나도록 미국이 대북정책을 명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미국은 데탕트와 포용정책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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