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비무장지대 전진배치 큰 위협"…美태평양司 내한

  • 입력 2001년 3월 20일 22시 59분


“미래의 국제관계는 군사 및 안보측면에서 양자(兩者)관계보다는 지역적 다자(多者)간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며 전쟁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 방문에 이어 20일 서울에 온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인 데니스 블레어 제독은 한미동맹관계는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아시아지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한 기본틀이라는 관점에서 굳건히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서 미 서부해안까지의 광활한 지역을 담당하는 태평양사령부를 지휘한다. 이 지역에 있는 무려 43개국과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한다. 다음은 블레어 제독과 나눈 일문일답.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최근 북한의 재래식 무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북한 포병의 비무장지대 주변 전진배치는 한국에는 너무나 큰 위협이다.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북한군의 전진배치가 반드시 변해야 한다.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야 하지만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는 북한의 군사력이 정상적인 배치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미국은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생각하고 있나.

“태평양지역에선 북한이 제1의 적국이다. 북한은 미사일로 일본열도를 공격할 수 있고 재래식 군사력으로 오키나와나 괌의 미군기지를 공격할 능력이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한미 동맹관계가 강하고 북한이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 미국은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가.

“과거에는 미사일 공격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를 할 수 없었다. 안보를 위해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공격에 대비해 터널을 뚫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미사일 방어가 가능해졌다. 국민과 군대를 적의 미사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NMD에 대한 반대는 이러한 기술적 진전과 현실적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다.”

블레어 제독은 한국이 첨단전투기 구입협상을 하고 있는 시점에 서울을 찾은 것은 미제무기 구입을 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군이 구입하거나 개발하는 무기는 미군 시스템과 원활히 교환할 수 있는 호환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방형남기자>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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