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D 갈팡질팡…국익 손상"…한나라당 외교 혼선 비난

  • 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44분


5일 한나라 총재단회의 직전박근혜·양정규부총재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5일 한나라 총재단회의 직전
박근혜·양정규부총재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5일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추진에 대해 “정부가 불과 사흘 사이에 전혀 상반된 방침으로 오락가락하고 외교사상 유례없는 혼선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외교 혼선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는 엄중하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당사에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NMD의 찬반 여부를 떠나서 정부가 같은 사안을 놓고 러시아와는 이렇게 합의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다르게 얘기하고 갈팡질팡함으로써 국가의 체면을 실추시키고 국익을 크게 손상시켰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NMD에 관한 당론을 정하기 위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 소속 의원 연석회의를 열었으나 “미국 내에서도 이견이 많고 전세계적으로 반대 여론이 많은 만큼 당론을 표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굳이 당론을 정한다면 정부가 발표한 ‘우호적 이해’라는 표현보다 조금 앞선 ‘전향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사안’이라는 정도로 견해를 표명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근혜(朴槿惠) 부총재는 “정부의 태도가 애매모호한데 3월7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우리 당이라도 분명한 태도를 정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수(柳興洙) 의원은 “NMD만을 놓고 국익을 따지자면 찬성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국익을 따져봤을 때 대놓고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유보론을 폈고,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NMD체제 구축에 따른 경비문제와 차기 정권의 부담을 고려할 때 앞으로 3∼5년 정도는 반대하는 게 옳다”는 의견을 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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