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 생사확인 요청 2차 100명]59명이 60대이하 '젊은층'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47분


북측이 9일 전달해 온 제2차 이산가족 생사 주소 확인 의뢰자 100명은 모두 550명의 남측 가족을 찾았다. 북측이 통보한 명단의 특징을 굳이 찾는다면 헤어질 당시 직업을 기준으로 할 때 노동자와 농업 종사자가 전체의 63%나 됐다는 점이다. 과거 이산가족 생사확인 과정과는 달리 유명 인사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정부와 한국적십자측의 설명이다.

북측 의뢰자 100명을 헤어질 당시의 직업별로 볼 때 △노동 21명 △농업 42명 △학생 25명(대학생 4명 포함) △사무원 3명 △간호사 2명 △교원 2명 △운전사 1명 △무직 4명 등이었다. 서울대 공과대 학생이었던 서경재씨(75)를 비롯한 대학생 4명은 모두 서울대 출신.

북측 생사확인 의뢰자는 남자 83명, 여자 17명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80대 1명 △70대 40명 △60대 58명 △50대 1명으로 고령자를 우선하는 남측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젊은 층으로 구성됐다. 최고령자인 백상기씨(82)는 아내 임규녀씨(79)와 딸 경자씨(60), 이름을 모르는 아들(50)과 동생 5명을 찾았다.

100명 중 ‘안해(아내)’를 찾는 사람은 이규태씨(74)를 포함해 모두 7명이었고, 조복동씨(71)는 유일하게 남편을 찾았다.

남북이 지난달 31일 교환한 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 후보자 명단에도 이미 이름이 나왔던 안혜승씨(68·여)는 9일 현재까지 남측 가족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 한적 관계자는 “안씨는 3차 방문단 후보자 200명 가운데 남측 가족의 생사가 확인돼 북측에 통보된 171명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안씨가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자 찾는 사람을 바꿔서 생사를 확인하려 한 것 같다는 것이 한적측의 생각이다.

반면 북측이 이산가족 교환 방문 및 생사 확인 작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던 이산가족이 벌써 바닥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아 향후 남북간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북측 의뢰자가 찾는 남쪽 가족 중에는 가똥쟁이, 김꺽건, 우또분, 성모남, 김간난 등 이색적인 이름이 다수 포함됐고 이름없이 성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할머니라는 점에서 조선시대 이래로 내려 온 남존여비(男尊女卑)와 남아 선호 풍습이 이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꺽건’이라는 이름은 “딸을 낳는 것을 그만 꺾으라”는 의미이고, ‘또분’은 “또 여자아이를 낳았다”는 뜻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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