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姬鎬여사 "남북화해와 통일에 日 역할 기대"

  • 입력 2000년 8월 4일 11시 4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4일 "일본은 어떤 나라보다 남북의 화해와 통일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여사는 이날짜 아사히(朝日)신문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일본정부는 종군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여사는 또 "김대통령의 말처럼 인내와 성의, 일관성있는 태도가 남북관계의 기본"이라고 거듭 소개하고 "일생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통일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김대통령의 지금까지의 고난이 오늘날 민족의 화해와 협력에 있어서 귀중한 밑거름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여사는 최근 평양 방문중 북한의 여성대표들과 회담을 갖고 '아시아의 평화와여성의 역할'이라는 세미나의 재개에 대해 협의했으며 구 일본군에 의한 성폭력의책임을 묻는 모의법정 '여성국제전범법정'도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아울러 전했다.

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일관계

▲일본정부는 종군위안부 문제 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을 끌어간데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일본정부와 많은 국민은 역사의 청산에 대해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에서 역사를 정확하게 가르치도록 주장하고 있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1970년에 서독의 브란트총리가 폴란드를 방문했을 당시 유대인 시민의 위령비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독일과 일본은 이같은 면에서 차이가 크다. 그러나, 과거에 구애된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알고 잘못을 고침으로써 새로운것을 향해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통일과 일본의 역할

▲역사적으로 일본은 한국의 이웃이다. 일본은 어떤 나라보다도 남북의 화해와 통일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또 기대하고 있다.

한일양국의 여성 유대는 국가와 나이를 초월해 친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왔다.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 함께 대처하는 '지구촌 가족'의 전형이 되도록 기대하고 싶다.

-남북정상회담

▲북의 대부분 여성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평양의 어린이들과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불렀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다. 이 어린이들이 어른이 될 때에는 통일된 조국을 물려 주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다방면에 걸쳐 성원해준 것을 알고 있다. 총리와 일본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북의 여성대표인 여원구(呂鴛九)최고인민회의 부의장등과 우리쪽의 장상(張裳)이화여대총장이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남북통일의 길

▲대통령이 말한 것과 같이 인내와 성의, 일관성 있는 태도가 남북관계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산가족의 재회가 정례화돼 남북이 서로의 허물을 감싸고 화해와 협력을 하는 것이 더욱 많아지기를 원한다.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평가

▲대통령은 일생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통일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고난이 오늘날 민족화해와 협력의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도쿄= 연합뉴스 문영식특파원]yungshik@yonh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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