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남북준비접촉 장기화 되나?

  • 입력 2000년 5월 9일 19시 05분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이 조기타결될 것이라는 당초 정부 예상과 달리 더딘 걸음을 보이고 있다.

남북 양측은 4차 준비접촉을 통해 취재단 규모와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쟁점을 제외하고는 의견일치를 본 상태라는 게 정부측의 설명. 그러나 남북은 5차 준비접촉 날짜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남측은 5차 준비접촉을 9일로 제의했던 만큼 북측이 회답할 차례라며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북한 중앙방송은 8일 “다음번 접촉은 남측이 우리(북)의 융통성있는 안을 긍정적으로 대할 용의를 가지고 우리측에 날짜를 통지하는데 따라 가지기로 했다”고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남측은 9일 오전 대북비료지원 서한을 전달하는 판문점 남북적십자 연락관 접촉과정에서 북측이 5차 준비접촉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북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 5차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양측의 입장차이가 쉽게 좁혀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준비접촉의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준비접촉 실무절차 16개항 가운데 의견일치를 본 14개항도 합의라기보다는 △의견일치를 본 항목 △남측이 수용가능한 항목 △쉽게 절충이 가능한 항목 등으로 성격이 나뉜다는 게 회담관계자의 설명. 예컨대 선발대 평양파견 문제도 양측이 날짜를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남측이 수용할만한 수준이라는 것.

의제문제도 표현방식의 차이점이 양측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방식과 향방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쉽게 물러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취재단의 숫자도 만만찮은 난제. 양영식(梁榮植)통일부차관은 4차 준비접촉 직후 “가능한 한 기자단의 수를 우리측 입장(80명)대로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측의 입장은 완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취재단이 40명선으로 합의되면 위성생방송(SNG) 장비 운용요원을 제외한 취재기자의 숫자가 줄어들어 정상회담 일정 등 필수적인 취재를 제외한 북한 현지주민과의 접촉 등 거북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제한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게 관계가들의 분석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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