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DJ에 역적-죄인-정신나간 등 독설세례

  • 입력 1999년 10월 15일 23시 57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또다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었다.

16일 부산 민주공원 개원식 참석에 앞서 15일 부산에 내려온 YS는 김해공항에 도착한 뒤 바로 신호공단 내 삼성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YS의 부산행은 민주산악회 재건 여부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벌였던 ‘기(氣)싸움’에서 한발 물러선 뒤 처음 이뤄진 것. 그러나 그의 기세는 여전히 등등했다.

YS는 삼성자동차 관계자로부터 25일부터 한시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간다는 보고를 받던 중 “빅딜이라는 이름으로 큰 회사(삼성)를 망하는 회사(대우)에 인수하라고 강요한 것은 정신나간 사람”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부산 경남과 삼성에 대한 전적인 정치보복”이라며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 받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발언 도중 ‘정신나간 사람’이라는 표현을 세차례나 할 정도로 김대통령에 대한 노기를 감추지 않았다.

YS는 이어 모교인 경남고를 방문, 재학생들을 상대로 20분 간 훈화하면서 “생각할수록 고통과 고뇌의 시간은 길었지만 영광의 시기는 짧았다”고 말했다.

또 퇴임 이후 회고록을 집필 중이라고 밝힌 YS는 “군사독재자에 의해 여섯번이나 가택수색을 당해 회고록에 쓸 사진조차 없다”면서 “인간사는 전부 싸움이며 투쟁을 통해 쟁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J를 겨냥한 그의 독설은 이날 저녁 부산의 옛 민주계인사 300여명과 함께 한 만찬석상에서 절정에 달했다.

YS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영남을 기반으로 한 정권재창출의 의지를 비친 뒤 김대통령에 대해 ‘역사의 죄인’ ‘역적’ ‘유신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얘기 도중 거듭 DJ를 “용서할 수 없는 자”라며 노기를 감추지 못했다.

〈부산〓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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