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내각제 유보 낯 뜨거워라…"개헌 외칠땐 언제고"

  • 입력 1999년 8월 23일 19시 40분


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로 ‘존재의 위기’에 빠져 있는 자민련이 20일 뒤늦게 개헌 유보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소책자를 발간, 당내에서조차 ‘낯 뜨거운 일’이라는 지적이 무성하다.

자민련은 ‘국정안정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제목의 이 소책자(8쪽)에서 시종일관 개헌 유보가 국가 차원에서 결정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내각제를 추진할 경우 야당의 극렬한 반대로 정치적 혼란이 우려돼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개헌 유보는 어떤 경우에도 공동정부를 유지하기 위한 충정의 소산이다’라는 것.

자민련은 또 개헌 유보에 대해 김종필(金鍾泌)총리가 7월21일 기자회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각각 사과를 했다면서 ‘우리 당 또한 진심으로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민련은 불과 4개월전 펴낸 내각제 홍보 책자에서 ‘연내 개헌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각제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폈었다.

한 당직자는 “당이 언제는 연내 개헌만이 살길이라고 소리치더니 몇달 지나지 않아 정반대의 홍보물을 발간, 국민과 당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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