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정국 어수선한데 침묵 일관

  • 입력 1999년 5월 31일 19시 50분


「고급옷 로비의혹사건」 등으로 정국이 극도로 어수선한데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요즘 통 말이 없다.

이 때문에 JP의 침묵은 ‘맥빠진 위상’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은 JP의 침묵이 ‘개탄(慨嘆)’의 다른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최근 물의를 빚은 사건들은 주로 국민회의 주변에서 불거졌다. JP는 2월에도 국민회의를 겨냥해 “권력의 단맛에 빠져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이 와중에도 JP는 ‘5·24’개각에서 자신의 역할과 몫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총리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31일 “김총리가 최근 ‘이번 개각에서 국방 건설교통 산업자원 노동부 등 4개 부처 장관은 내가 추천한 케이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JP는 맥이 빠진 게 아니라, 다만 어지러운 정국에서 한발 비켜서 있을 뿐이라는 의미다.

이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상룡(李相龍)노동부장관 케이스. 이장관은 지난해 강원지사 선거 때 무소속후보로 출마해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도운 자민련의 ‘공적(公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총리실 안팎에선 JP가 ‘몽니’만 부리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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