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법안 단독처리할까?…의원들 「비상대기」

  • 입력 1998년 12월 14일 19시 16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한나라당이 심의를 거부하고 있는 규제개혁법안 등 민생법안을 단독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리하고 있다.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과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등 국민회의 당지도부는 ‘단독처리불사’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한총무는 14일 국민회의 의원총회에서 “규제개혁법안의 통과에 주력해야 한다”며 “16일부터 18일까지 의원들은 대기하라”고 ‘비상대기령’을 발령했다.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도 국회 상임위원장들에게 ‘14일까지 법안을 본회의로 넘겨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 의장 직권상정을 위한 수순밟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여당측의 이같은 강경기류는 법안심의를 지연시키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압박전술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당 내 분위기를 감안할 때 법안의 단독처리 방침을 단순한 ‘엄포용’으로 평가절하하기는 어렵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의 법안심의 지연은 정기국회가 끝난 뒤 또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하기 위한 명분축적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임시국회 소집도 정기국회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될 정치인에 대한 사법처리 회피용이라는 것. 실제로 한나라당은 14일에도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동생 회성(會晟)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에 반발하며 상임위에 계류중인 규제개혁법안 등 5백70건의 법안심의를 모두 거부했다.

여당측이 ‘단독처리’를 공언하는데는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개혁법안의 강행처리가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배어 있다.

국민회의 정균환사무총장은 “주주집단소송제 지주회사 설립 등 경제개혁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세계은행이 주기로 한 10억달러의 차관도입이 불가능해진다”며 “한나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측이 정기국회회기중 실제로 법안을 단독처리할지는 미지수다.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정기국회가 끝난 뒤 한나라당이 소집하게 될 임시국회에서 이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