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첫 국감결산]상위별 「年中국감」실시해야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9시 33분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진 20일간의 국정감사가 11일 막을 내렸다.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가 국감이지만 올해는 정권교체로 여야가 바뀐데다 계속된 대치정국에 따른 의원들의 준비소홀로 예년에 비해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여기에다 의원들의 정쟁성 질문과 한건주의식 근거없는 폭로,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와 무성의한 답변, 의원간의 몸싸움, 음주추태 등도 여전했다. 특히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왔지만 올해도 모든 상임위가 동시에 몰아치기식으로 진행돼 실질감사보다는 수박겉핥기식 감사에 그쳤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국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 김광웅(金光雄·행정학)교수는 “국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정부는 정책 재점검과 자료를 정리하고 의원들은 국정현안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감은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과 같은 일과성 감사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연중 상시화와 국정조사권 발동요건을 완화해 언제든지 국정조사를 할 수 있게 해야 국회의 감사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올 국감현장을 감시한 정치개혁시민연대(정개련)도 10일 모니터 결과를 발표하면서 몇가지 개선책을 제시했다.

정개련은 우선 20일간이라는 짧은 기간에 정부의 방대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감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연중 상임위별 감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질의 방식도 개선해 24시간 전에 서면질의한 뒤 감사 당일에는 답변을 우선 듣고 일문일답식 보충질의를 해야 깊이있는 질의 답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모니터 요원들의 의견이다.

국민회의 유선호(柳宣浩)부총무도 “질의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답변이 대부분 서면으로 이뤄지게돼 효율적인 감사가 되지 못했다”면서 “서면질의 후 일문일답식 진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의원은 “여야가 주질문자 2,3명을 선정해 이들이 일문일답식으로 충분히 질의한 뒤 나머지 의원들은 보충질의를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또 피감기관의 자료제출기피나 불성실한 답변, 위증 등을 강력하게 제재해야 국감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건주의식 폭로나 여야의원간의 말싸움 등 추태를 막기 위해서는 감사현장을 TV로 생중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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