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野 『국감 하자는거냐? 말자는거냐?』

  • 입력 1998년 10월 13일 19시 39분


여야가 상임위 의석조정 문제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조정대상이 된 의원들이 국감준비를 다했는데 이제와서 무슨 소리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임위 교체대상이 된 의원들은 “이런 식으로 갑자기 상임위를 바꾸라고 하면 국정감사가 10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국감준비를 하라는 말이냐”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특히 야당인 한나라당은 13명의 의원이 상임위를 바꿔야 하지만 의원들의 반발로 교체대상 의원들을 거의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3일 상임위원장 및 간사 회의를 열어 상임위별로 2,3명씩 상임위 교체대상의원을 선정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지금 와서 어떤 의원에게 상임위를 바꾸라고 말을 꺼내느냐”는 반발에 부닥쳤다.

황우려(黃祐呂)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위로 옮겨 달라는 주문을 받았으나 “이미 교육위 국정감사 준비를 다 해놓았는데 무슨 소리냐”고 항의해 교육위에 그대로 눌러앉았다.

여당의 교체대상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반발은 않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상임위가 바뀌게 돼 국감 준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처지가 돼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국민회의의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은 국방위에서 통일외교통상위로 가게 됐는데 2개월 전 국정감사에 대비해 국방전문가를 4급비서관으로 채용했다가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농림해양수산위에서 건설교통위로 가게 된 국민회의 임채정(林采正)의원은 아예 2개 상임위에 대비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반면 이 틈을 타 ‘알짜’상임위로 옮겨달라는 ‘얌체’의원들까지 있어 각당 총무단이 속을 태우고 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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