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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7월 2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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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번 선거가 ‘여서야동(與西野東)’이라는 달갑지 않은 지역분할구도를 고착화시킨 지난해말 15대 대선과 최근의 ‘6·4’지방선거 결과를 거의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높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서 ‘여서야동’이라는 명제가 성립하지 않는 곳은 서울 서초갑과 부산 해운대―기장을 등 두 곳이었다.
이와 함께 95년 지방선거와 96년 총선에서 당시 여당(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과 신한국당)후보에게 많은 표를 몰아줬던 수도권에서 신여당인 국민회의후보들이 강세를 보인 점도 특기할 만하다.
▼ 서울 종로 ▼
지명도와 인기도 정당지지도에서 모두 우위에 있는 국민회의 노무현(盧武鉉)후보가 무려 67.8%의 지지율로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후보보다 50%이상 앞서가고 있어 ‘싱거운 승부’가 될 공산이 큰 편이다. 특히 노후보의 지지율은 이곳의 국민회의 지지율 44.6%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노후보의 낙승에 ‘청신호’라는 게 여론조사를 실시한 R&R측의 분석. 즉 남은 기간 정후보가 맹추격전을 벌인다 해도 ‘대역전’은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 서울 서초갑 ▼
2∼4명의 후보가 출마, 이번 선거의 최대 접전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곳에서는 어떤 대결구도든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박후보가 자민련 박준병(朴俊炳)후보와 단둘이 맞붙을 경우는 43.3% 대 28.0%였다. 두 후보에 이종률(李鍾律)전 국회사무총장이 가세하는 3파전을 벌일 경우는 39.5%(박원홍), 25.0%(박준병), 19.4%(이종률)의 순이었다.
여기에다 국민신당 박찬종(朴燦鍾)상임고문까지 출사표를 던질 경우에는 35.2%(박원홍), 22.6%(박준병), 18.4%(박찬종), 14.3%(이종률)로 나타났다.
▼ 부산 해운대―기장을 ▼
자민련의 거당적 지원을 받고 있는 김동주(金東周)후보가 재선의원을 지낸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한나라당의 아성에서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후보에게 다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한나라당 지지도가 33.9%인 반면 자민련 지지도는 7.9%에 불과한데다 최근 안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김후보가 끝까지 선두를 지킬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같은 관측은 지난 ‘4·2’부산 서 보선과 ‘6·4’부산시장선거에서 선거초반 지지율에서 크게 뒤졌던 한나라당후보들이 지역정서를 바탕으로 모두 역전승한 성공 경험에 근거한 것이다.
▼ 경기 수원 팔달 ▼
국민회의 박왕식(朴旺植)후보와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후보간 30%에 가까운 지지율 격차는 인지도와 정당지지도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박후보는 12대 의원을 지낸 경력에다 37.3%에 이르는 높은 국민회의 지지도(한나라당 18.3%)에서 힘을 얻고 있다.
반면 고 남평우(南平祐)의원의 아들인 남후보는 33살의 젊은 나이에다 일천한 정치경험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신당 김정태후보와 무소속 정관희후보는 4자대결구도에서 각각 4.1%와 5.0%의 지지를 얻는데 그쳐 큰 변수가 되지 못할 전망이다.
▼ 경기 광명을 ▼
‘성(性)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이곳에서는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전광명시장에게 10%가량의 차이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재의 지지율 격차는 해운대―기장을을 제외한 다른 어느 선거구보다 적은 것으로 이곳에서 막판까지 볼 만한 승부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응답자의 76.5%는 조후보가 총재권한대행이라는 점이, 75.3%는 전후보가 광명시장이었던 점이 당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 강원 강릉을 ▼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와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각규(崔珏圭)전강원지사가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는 최대 관심지역.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조후보가 50.0%의 지지를 얻어 25.2%를 얻는데 그친 최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