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부도,한국 금융위기 시발점』…WP紙 분석

  • 입력 1998년 1월 4일 20시 30분


한국과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금융위기는 적어도 1년전에 징조가 보였으나 정부관리들이 이를 무시하거나 은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97년 1월 60억달러의 채무와 함께 도산한 한보그룹의 부도가 경고신호 였다”며 “한보위기는 한국의 금융 및 산업의 핵심에서 저질러진 부패의 전형이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 직후인 2월 홍콩의 정치 경제 위기진단(PERC)그룹이 한국 은행들의 신용도를 아시아에서 최하위로 평가했으나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사는 이어 “한국은 95년 이래 제조업의 설비능력이 두자릿수로 증가했고 이로 인해 과잉생산된 제품들이 시장에 넘쳐흘렀고 창고에는 재고품들이 그득했으며 기업들은 이윤이 줄고 이자부담만 늘어갔다”며 이미 경제위기가 오래전에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9월까지만 해도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많은 분석가들은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했으나 9월말 재벌기업들이 추가도산했다”면서 “한국은행이 원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매일 5억달러를 푸는 상황에서도 한국정부는 여전히 위기의 심각성을 감추려고 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신문은 “11월 12일 쌍용 투자증권의 분석실장 스티븐 마빈이 투자가들에게 ‘금융위기가 해소될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경고가 담긴 보고서를 냈으나 재정경제원은 보고서 배포를 중단하지 않으면 제재하겠다며 위협했다”고 폭로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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