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성명-논평전쟁…IMF관련은 1,2개 불과

  • 입력 1997년 12월 3일 19시 48분


한나라당 국민회의 국민신당 등 3당은 3일 10개 안팎의 성명과 논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 등 경제위기 관련 내용은 한 두개에 불과했다. 대부분 타당이나 타당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각당은 경제난은 뒷전이고 폭로전 고소고발 흑색선전 무차별비방 등 「네거티브 캠페인」에 열중하는 양상이다. 각당은 선거전을 시작하면서 「깨끗한 선거운동」을 다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나는 행태를 보면 역대 어느 선거에 못지않게 네거티브 캠페인이 극성을 부리는 실정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구조적으로 금권 관권 개입이 어렵게 돼 있어 네거티브 캠페인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과열 선거분위기에 편승,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은 갖가지 「설(說)」을 여과없이 성명 혹은 논평으로 발표하는 것은 개선이 시급한 대표적인 구태(舊態)로 지적된다. 3당은 2일에 이어 3일에도 손대희(孫大熙)육군중령의 「시국선언」사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비방전을 벌였다. 국민신당측은 손중령 사건에 이인제(李仁濟)후보가 개입했다고 주장한 맹형규(孟亨奎)한나라당 선대위대변인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밝히면서 『이회창(李會昌)후보는 군의 국군통수권 거부가 두려우면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회창후보 타도를 위해 전군은 궐기하라」고 부추기지 않는 것만 해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비아냥댔다. 김영순(金榮順)한나라당부대변인은 이날 『국민회의가 김대중(金大中)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무차별 살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김대중시계」의 존재를 주장했다. 이외에도 한나라당은 이날만 △국민회의의 후원회장인 김봉호(金琫鎬)의원의 이름으로 김대중후보를 선전하는 편지가 수도권 각처에 무차별 살포됐고 △국민회의가 통영 고성 지구당대회에서 금품을 살포했으며 △국민회의가 발표한 김대중후보의 신체검사 결과는 의혹 투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도 △한나라당이 다단계 판매회사의 조직망을 통해 후원회원을 모집했고 △이회창후보가 땅 투기로 모은 재산이 수십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다. 3당이 연일 쏟아내는 입에 담기 민망한 말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1일 「저질 언어 순화 캠페인」을 제의한 한나라당은 바로 그날 『국민회의의 게릴라 전술은 게릴라전의 대가로 알려진 김일성(金日成)을 능가할 정도』(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국민회의는 「달리는 흑색운동가들」(정동영·鄭東泳대변인) 「정치를 오염시키는 신종 바이러스」(박홍엽·朴洪燁부대변인), 국민신당은 「언론조작 기술자」(우동주·禹東周부대변인) 「흑색선전제조창」(이창우·李昌雨부대변인) 등의 살벌한 말들을 「창작」하고 있다. 새로운 선거운동 매체로 등장한 PC통신에도 각종 음해와 흑색선전 비방 등이 등장, 선관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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