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토론회이후 전략]각진영 『위력실감』 새전술 비상

  • 입력 1997년 11월 28일 07시 45분


26일 동아일보주최 대통령후보초청 첫 공개합동토론회는 3당후보들에게 합동토론의 파괴력에 대한 경계심을 일깨웠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이번 합동토론회의 결과와 반응을 면밀히 분석, 앞으로 있을 세차례의 합동토론회에서 타후보를 제압할 수 있는 전략마련에 착수했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의 반응은 대체로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이제 자신감이 붙었다』는 호평(好評)이었다. 즉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와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가 이회창후보를 협공했으나 무난히 받아넘겼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이인제후보를 여당후보 중 한명으로 생각했던 유권자들의 착각이 깨져 여권 지지표가 이회창후보로 쏠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무승부였다. 평균작이었다』는 평가에서 『가벼운 인상을 주었다. 상대 후보의 맹점을 적절히 지적하지 못했다』는 혹평(酷評)도 적지 않았다.

27일 강용식(康容植)TV대책본부장과 실무진 모임에서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다음 토론에서는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원중(尹源重)후보비서실 부실장은 『이회창 후보의 말투가 지나치게 고급스럽다는 평이 많아 앞으로는 짧고 간결하게 의표를 찌르는 발언연습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국민회의

이번 합동토론회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이회창후보와 이인제후보는 다소 거친 태도를 보여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을 준 반면 김대중후보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안정감있는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다.

또 지금의 경제위기 책임이 상당부분 집권여당이었던 한나라당에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 것을 큰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답변시간 제한이 엄격한 합동토론회에서 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에 따라 앞으로 세차례에 걸친 합동토론회에서는 핵심요지만을 간결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여러 유형의 답변스타일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회의는 합동토론회 준비에 몰두하기 위해 김후보의 유세일정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12월1일 1차 합동토론회 전까지 김후보는 일절 유세에 참가하지 않고 그 이후에도 여섯차례만 유세장에 나갈 계획. 26일의 합동토론회를 치러본 결과 당초 예상보다 TV합동토론회가 막판 대선판도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 국민신당

국민신당 관계자들의 얼굴도 모처럼 환하게 밝았다. 26일 동아일보 주최 합동토론회에서 이인제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는 자체평가 때문이었다. 앞으로 세차례 진행될 TV합동토론회에서 이후보가 「비장의 카드」를 꺼내 충분히 대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며 TV합동토론회에 당력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12월1일 1차 합동토론회에서 이회창후보를 누르고 2위를 탈환하고 2차 합동토론회에서 1위인 김대중후보를 백중세로 추격한 뒤 3차 합동토론회에서 승부를 건다는 게 이후보 진영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이후보측은 현재 TV대책위를 확대 보강하고 이후보의 빡빡한 지방유세일정을 축소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이후보의 연설하는 듯한 어투를 보다 솔직하게 심정을 토로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박범진(朴範珍)사무총장은 『이인제후보가 젊다는 강점을 살려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고 이회창후보가 열세를 보여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영훈·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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