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社주최 첫 합동토론회/경제]상황인식비슷…회복 자신감

  • 입력 1997년 11월 27일 07시 18분


3당후보들은 경제난의 원인과 처방에 있어 비슷한 상황인식과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집권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경제를 회생시킬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에 대해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불가피성을 강조,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구제금융규모를 이회창후보는 5백억달러, 김대중후보는 최고 7백억달러를 제시했다. 경제난 원인에 대해 세 후보는 「남의 탓」을 먼저 거론했다. 이회창후보는 『고비용저효율구조 때문에 대기업이 망하고 따라서 금융기관이 부실화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김대중후보는 『정경유착 관치경제 은행부실 및 기업의 때늦은 변신이 근본원인이지만 외환위기는 기아사태 처리과정에서 보듯 정부의 무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인제후보는 『정치부패와 정부무능으로 금융개혁을 제대로 못한데 원인이 있다』고 답변했다. 처방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회창후보가 「국민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를 꼽았고 김대중후보는 「시장경제원리에 의한 체질개선」을, 이인제후보는 「단호한 금융개혁과 정치부패청산」을 강조했다. 이회창후보는 경제구조를 조정하면서 국민을 편히 살도록 하겠다고 했고 김대중후보는 1년반∼2년내에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후보는 벤처산업 등 새로운 산업에서 일자리를 많이만들겠다고강조했다. 기업부도문제와 관련, 이회창후보는 『구제금융으로 외화를 들여와 급한 불을 끄고 부실채권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후보는 『부실채권을 해결해 금융기관의 돈이 잘 돌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았다. 이인제후보는 『부실채권정리기금을 과감히 늘려 금융기관들의 숨통을 터주자』고 밝혔다. 이인제후보는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을 만났을 때 「개꼬리를 잘라야 하는데 아플까봐 여러번 나눠 자르면 아픔은 훨씬 더 크다」는 말을 들었다며 「과감한 구조조정과 금융개혁」을 주장했다. 이회창후보는 『금융개혁은 반드시 해야 한다』며 금융감독권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중후보는 『13개 법안중 11개 법안만 우선 통과시켜야 한다』며 『한은이 통화를 공급하고 제대로 쓰는지를 감독할 권한이 없다면 문제』라고 지적하고 통합감독기관이 정부 내로 가면 관치금융으로 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실명제와 관련, 세 후보 모두 보완이 필요하며 특히 산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정부가 반대하는 무기명 장기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인제후보는 『경제위기가 실명제 탓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면서 무기명 장기채로 지하자금을 동원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돈이 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후보 역시 조세정의 확보라는 실명제의 본래취지를 해치지 않는 무기명 장기채권을 발행하고 중소기업 출자금에 대해서는 자금출처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대중후보는 긴축금융과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IMF경제하에서 한시적으로 금융실명제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희상·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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