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류-비주류『우리의 갈 길은?』…「끼리모임」분주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지난 「7.21」 전당대회가 끝난 지 한달이 넘도록 산만하고 어수선했던 신한국당내 기류가 점차 선명해지는 「집단적 목소리」로 어떤 형태로든 갈피가 잡히는 분위기다. 李會昌(이회창)대표측의 주류는 요즘 연일 수십명 규모의 지구당위원장 모임을 갖고 결속을 다지는 한편, 비주류는 그들대로 적극적으로 방향설정을 위한 집단 논의에 들어간 양상이다. 하지만 아직 청와대측과 이대표측 참모들간의 잡음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 등 여권 내부의 기류는 복잡하게 전개되는 상황이다. ○…최근 며칠사이 재선이상급 및 초선의원, 경기지역 위원장 모임 등을 통해 결속을 다져왔던 이대표측은 27일 당중진급 7인 모임을 갖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李海龜(이해구)정책위의장과 金重緯(김중위) 辛卿植(신경식) 李相得(이상득) 咸鍾漢(함종한) 徐廷華(서정화) 邊精一(변정일)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은 이날 오전 모임을 갖고 『김대통령이 경선후보들을 주저앉히는 정도의 역할을 넘어서서 자신이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전 당원들에게 일사불란하게 뛸 것을 호소해 주도록 건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경선후보중 이대표에게 가장 협조적인 金德龍(김덕룡)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추석때까지 이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당이 심각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며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약속대로 정권재창출을 위해 기꺼이 이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경선 때 결성된 정발협에 참여한 민주계 인사 10여명은 서울 여의도에서 한달만에 만나 이대표의 지지율하락, 이인제지사의 출마여부 등 당내 현안을 놓고 2시간 가까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한 참석의원은 『「정권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졌는데 이대표 측근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에서부터 「TV토론이 끝나는 8월말까지 시한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말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대표의 자세를 질타하는 소리도 있었으며 이대표가 확고한 정치력을 보여야 하며 당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지사의 행보와 관련, 한 의원은 『이지사가 지지도가 오를수록 겸손해야 하며 당개혁안이 현실적이지 못한 내용도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모임에는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을 비롯, 辛相佑(신상우) 鄭在文(정재문) 金東旭(김동욱) 金운환(김운환) 金燦于(김찬우) 睦堯相(목요상) 李康斗(이강두) 劉容泰(유용태) 李在五(이재오)의원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측과 이대표 측근들사이의 갈등은 지난 14일 이대표가 기아해법을 제시하자마자 金仁浩(김인호)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반박하고 나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싹텄다. 이때 이대표 측근들은 『더이상 김대통령에게 기댈 수 없다. 총재직을 빨리 가져와야 한다』는 얘기들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이대표측의 정치력에 불신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당이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이대표와 그 참모들의 「정치 아마추어리즘」때문이라는 논리다. 양쪽 참모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자 이대표측 河舜鳳(하순봉)비서실장은 지난 며칠간 진화작업에 나섰고 이대표는 26일과 27일 당직자회의에서 『총재직 이양문제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측과 아무런 이견이 없다』고 잇따라 강조했다. ○…崔炯佑(최형우)고문을 문병하기 위해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朴燦鍾(박찬종)고문은 때마침 경기도 행사의 일환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李仁濟(이인제)지사를 만나기 위해 2박3일로 잡은 체류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이지사의 중국 도착일이 28일)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제균·이원재·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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