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선 정동영 『「기획入北」, 그런뜻이 아니고…』

  • 입력 1997년 8월 22일 20시 08분


방송사 앵커출신인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요즘 「말」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실감하고 있다. 정대변인은 지난 19일 평소와는 달리 다소 흥분된 표정으로 吳益濟(오익제)씨의 월북과 관련, 정보기관의 「기획입북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기획입북」이라는 용어가 「안기부의 고의적 밀파」로 해석되면서 안기부측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표현에 대해 줄곧 곤혹스런 표정을 지어왔던 정대변인은 22일 「기획입북」이라는 용어에 대해 주석을 달았다. 정대변인은 22일 『기획입북이라는 표현이 밀파 혹은 공작이 아니라 입북방치 정도로 해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그런 표현이 밀파 혹은 공작으로 해석돼 안타깝다』며 『원래 사전인지 의혹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정대변인은 『문제가 된 지금 생각해보니 입북방치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자신의 용어사용이 부적절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하지만 안기부가 국민회의측의 「성의」를 접수, 정대변인에 대한 「참고인 조사」방침을 철회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안기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단 국민회의측이 보내온 제보내용을 검토한 뒤 정대변인에 대한 조사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제보자의 신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씨 월북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기부는 정대변인에 대한 조사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번 기회에 안기부의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 안기부를 「공작기관」으로 보는 듯한 야당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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