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李진영 「최후통첩」묵살에 발끈…『힘에는 힘으로』

  • 입력 1997년 6월 26일 19시 47분


신한국당내 민주계가 주축이 된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전국위원회 소집과 李會昌(이회창)대표 교체를 추진키로 한 것은 이대표 진영이 사퇴요구 시한인 26일을 넘기며 「버티기」 자세를 보이는 이상 실력행사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발협측은 「나라를 위한 모임(나라회)」과 이대표 사퇴문제에 관해 합의직전까지 갔다가 막바지에서 협상이 결렬된 것도 이대표 진영의 요지부동 자세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정발협은 『이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 채 경선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불공정경선의 「절정」』이라며 이대표가 경선출마를 선언하는 27일 「반(反) 이대표」 경선주자 6명과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위 소집을 위한 서명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한편으로는 이날 오전 강원도대회를 열고 오후에는 서울에서 2천여명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 합동시도대회를 개최, 이대표 진영을 압박하기로 했다. 이대표측을 향한 사실상의 「선전포고」요 「출정식」인 셈이다. 李在五(이재오)기획단장은 『전국위 소집에 필요한 대의원 3분의1 이상 서명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전국위가 소집되는데도 반대진영에서 불참해 사실상 「반쪽 전국위」가 되면 신한국당이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3일 정도의 서명기간과 3일간의 소집공고기간을 감안하면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귀국한 뒤에 전국위가 열릴 수 있겠지만 소집공고는 미리 하겠다는 게 정발협측 입장이다. 정발협은 또 대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고 동참하는 대의원들을 운영위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하는 등 조직확대작업을 계속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같은 행보는 「분당(分黨)」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정발협 주도의 정권창출을 위해 시도조직 결성뿐 아니라 당원확보까지 염두에 둔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양측이 정면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정발협측은 이대표가 경선출마선언 당일이라도 「선(先)사퇴의사표명 후(後)사퇴」 방침을 밝힐 경우 물러설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벼랑끝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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