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사퇴 암투 배경]엄청난 「대표 프리미엄」에 촉각

  • 입력 1997년 6월 1일 20시 25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사퇴문제를 둘러싸고 이대표와 당내 다른 대선예비주자들이 치열한 암투를 벌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당대표라는 자리에 따르는 엄청난 「프리미엄」 때문이다. 역대 대표들의 지지율 변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95년 9월 A언론사가 실시한 대통령선거 가상대결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는 금석지감(今昔之感)이다. 이 여론조사에선 여권의 대선예비주자 중 당시 민자당대표이던 金潤煥(김윤환)신한국당고문만이 야권의 양김씨를 누르고 승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현재 신한국당의 이대표와 李壽成(이수성) 李洪九(이홍구) 朴燦鍾(박찬종)고문 등이 입당하기 전이어서 사정은 다르나 대표퇴임 후 김고문은 여권의 경선레이스에서 계속 뒷전으로 밀리다 3일 경선불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고문에 이어 신한국당 대표가 된 이홍구고문의 부침도 자리에 따라 민심과 당심이 현저하게 변하는 것을 실감케 해주는 대표적인 사례.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NEWS+」가 작년 8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신한국당 대의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지지후보조사 결과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고문은 대표직에 있던 작년 8월의 조사에선 10.2%의 지지를 받아 이회창대표와 李漢東(이한동)고문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난달 조사에선 1.3%의 지지를 받아 7위로 밀려났다. 반면 이대표의 경우엔 16.3%에서 22.4%로 지지율이 급상승,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신한국당 대선예비주자 중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3위와 큰 차이를 보이며 1,2위를 번갈아 하고 있는 이대표와 박고문의 지지율에서의 역전과 재역전은 「자리」와 깊은 관계가 있다. 이대표가 중앙선대위의장을 맡았던 작년 4월 동아일보사 여론조사에서 이대표의 지지율은 23.9%로 박고문(14.3%)을 크게 앞섰으나 둘 다 당고문으로 있던 작년말 동아일보사 여론조사에선 박고문의 지지율이 22.5%로 이대표(18.9%)를 추월했다. 지난 3월 이대표가 대표직에 취임한 뒤에는 다시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박고문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 B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이대표와 박고문의 지지율은 각각 23.5%와 17.1%로 나타났다. 통상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표프리미엄을 「7%안팎의 지지율 상승」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후보 경선이 임박할 시점에선 대표프리미엄이 그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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