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李대표 움직임]『그동안 시끄러웠다면서요』농담

  • 입력 1997년 5월 28일 20시 16분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는 28일 생각보다 표정이 밝았다. 이대표는 이날 오전 북경(北京)출발에 앞서 측근들에게 『내가 돌아가면 잘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낮12시반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대표는 기자들에게 『내가 없는 동안 시끄러웠습니까. 나는 북경에서 잘 지냈는데…』라고 농담을 던진 뒤 곧바로 서울 여의도 당사로 향했다. 이대표는 대표집무실에서 기다리던 당직자들에게 중국방문 결과에 대해서만 얘기를 나눴을 뿐 다른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 ○…이대표는 이어 河舜鳳(하순봉)비서실장과 집무실에서 20여분간 밀담을 나누었는데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주례보고에서 대선자금에 대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입장변화 및 대표직 사퇴 문제만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내렸다는 후문이다. 하실장은 『대표가 별 얘기를 하지 않아도 대통령께서 대선자금 입장변화에 대한 설명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대표직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주례보고, 또는 내일 여당 대선주자 청와대 회동에서 김대통령이 뭔가 분명한 말씀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측근들은 당초 주례보고에서 △우선 대통령이 대선자금 입장변화에 대해 설명하기를 기다리고 △대통령이 설명하지 않으면 대표가 요구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사의표명까지 간다는 기본 방침을 마련했으나 주례보고 직전 청와대 기류를 감지한 결과 대표직 사퇴까지 갈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앞서 이대표는 27일 저녁 북경 조어대(釣魚臺)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중국 방문도중에 청와대가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입장표명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대표는 기자들이 『청와대에서는 이대표가 23일 청와대 주례보고 때 대통령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하자 즉각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지난 23일 주례보고 때는 추가적인 입장표명 계획이 없었던 것이 분명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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