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내 金龍煥(김용환)사무총장과 朴哲彦(박철언)부총재가 요즘 야권후보단일화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각기 당내 주류와 비주류, 나아가 충청권과 대구경북(TK)의 양대 축을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은 최근 회의 때마다 양보없는 논리공방을 하고 있다.
박부총재는 자신의 지론인 「5단계 공동집권론」을 당론으로 수용할 것을 주장하며 김총장 등 「당권파」를 공격하고 있다. 그는 『늦어도 6월까지는 DJP단일화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원칙에 합의해야 한다』며 조기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단일화의 방법론과 관련, 『두 당이 10월말경 합동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두 김총재는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총장 등 주류측은 박부총재의 주장은 「이상론」이라며 『현실정치는 그렇게 수학공식처럼 되는 게 아니다』고 반박한다. 또 『역대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투표결과를 제대로 예측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두 사람은 급기야 상대방에 대한 「격한 감정」까지 드러내고 있다. 박부총재는 『국민기대만 잔뜩 부풀리다가 결국 단독출마나 「야합」의 길로 가려는 것 아니냐. 이는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반면 김총장은 『색깔이 다른 두 당이 연대하려면 내각제가 전제돼야 한다』며 『국민회의가 당론변경도 하지 않았는데 협상에 들어가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왜 박부총재가 국민회의쪽에 유리한 주장을 하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같은 신경전 속에서 『대선이후 자민련이 존립하기 위해서는 金鍾泌(김종필)총재가 단독출마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