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대의원 8천명 증원…「金心」개입여지 줄어

  • 입력 1997년 5월 10일 08시 27분


신한국당 당헌당규개정위원회가 9일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대의원정수를 늘리는 것과 함께 지구당선출 대의원 비율을 현재보다 대폭 늘리기로 확정함에 따라 지구당위원장들의 영향력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구당위원장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선예비주자들의 과열경쟁으로 경선분위기가 혼탁해질 가능성도 높다. 벌써부터 「금권경선(金權競選)」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지구당위원장들의 계파간 또는 지역간 「편가르기」에 의한 갈등의 심화 및 경선 후유증도 예상된다. 이처럼 만만치 않은 부작용이 야기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대의원정수 및 지구당선출 대의원 비율을 크게 늘린 것은 당지도부나 중앙당의 영향력을 줄여 대선후보경선의 민주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당헌당규개정이 경선구도에 미칠 파급영향을 한마디로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우선 대의원정수를 현행 「5천명 이내」에서 8천명 가량 늘림으로써 지금까지의 세력판도는 변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대의원들이 대거 늘어남으로써 일단은 당내기반이 취약한 입당파 주자들이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 지구당선출 대의원 비율을 대폭 늘린 점은 또다른 이해관계를 낳는다. 지금은 전체 대의원(4천5백62명)중 지구당선출 대의원(1천7백71명) 비율이 40%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전체 대의원(1만2천6백10명)중 지구당선출 대의원(8천8백55명) 비율이 70%를 넘게 된다. 여기에 당무회의와 중앙상무위운영위 및 시 도대회에서 선출하는 대의원(1천6백25명)을 합치면 선출직대의원 비율은 83%가 넘어선다. 이로써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김심(金心)」의 개입여지는 제도적으로 축소된 셈이다. 지구당위원장들의 「성향」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현재 범민주계는 70%를 웃돈다. 이들이 경선에 중요한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1개 지구당에서 선출하는 대의원이 현재의 7명에서 35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심복」들로 숫자를 채우는 행태가 되풀이될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임채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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