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대선후보 경선]김대중 VS 정대철

  • 입력 1997년 4월 18일 20시 15분


『DJ가 아닌 큰 바위얼굴을 찾아야 한다』 국민회의 鄭大哲(정대철)부총재는 야당의 집권전략과 관련, 「제3후보론자」로 분류돼 왔다. 물론 본인이 金大中(김대중)총재를 대신할 「제3후보」라고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했다.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지난해 4.11총선에서 뜻밖에 낙선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원외라는 「약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때 趙淳(조순)시장을 「큰 바위얼굴」로 염두에 뒀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았다. 5월19일 전당대회는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19일부터 25일까지 비주류중 누군가는 후보등록을 마쳐야만 한다. 일찌감치 후보경선 출마를 선언했던 金相賢(김상현)지도위의장이 비주류측 대표주자로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김의장은 한보태풍에 휘말려 낙마하고 말았다. 지난 16일 밤 김의장은 정부총재와 만나 『나 대신 후보경선에 나서 달라. 나는 총재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제의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부총재에게 김의장은 『이건 하늘의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총재도 작심하고 제안을 받아들였고 18일 비주류측 지구당위원장 모임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큰 바위얼굴을 찾다 엉겁결에 내가 큰 바위얼굴이 되고 보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계면쩍어했다. 정부총재는 『당무위원회에서는 44대3으로 졌지만 지역을 돌아보니 밑바닥 정서는 정반대인 것 같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비주류측은 후보와 총재경선을 위한 공동선대위를 구성, 본격적인 대의원 서명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의장과 정부총재는 비주류측이 주장한 국민경선제의 취지에 따라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후보직을 내놓고 범야권이 참여하는 야권통합후보 경선을 다시 치를 생각이다. 정부총재의 경선출마에 대해 주류측은 『누가 나와도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비주류측 누구도 「DJ대세론」을 꺾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주류 3인방중 한 사람인 金槿泰(김근태)부총재는 경선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굳히고 있다. 소수파인 정부총재가 「5.19쿠데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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