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통일포럼]「북한 잠수함사건」이 남긴것

  • 입력 1996년 11월 25일 20시 20분


《동해안 잠수함 침투사건이 발생한 지 두달이 지났다. 그러나 이 사건이 갖는 의미와 향후 대책에 대한 올바른 자리매김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의 유감표명 시사와 사과 재발방지 약속의 4자회담연계, 판문점 북측연락사무소 잠정폐쇄조치 등 최근 기류를 포함, 이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진단을 들어본다.》 ================▼ 참 석 자 ▼===============金點坤(평화연구원 원장) 鄭有眞(북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 鄭鍾文(동아일보 통일연구소장·사회) (가나다 순) ======================================= 鄭鍾文〓무장간첩사건은 일단 종결됐지만 사건의 파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북―미접촉에서 유감표명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명시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해왔던 정부도 APEC에서 한미정상회담후 물러서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잘된 일인가요. 金點坤〓두가지가 문제입니다. 우선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사과하느냐 입니다. 한국을 인정치않는 북한은 치밀한 시나리오 아래 사실상 미국에 대해 유감표명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듯 합니다. 아니면 4자회담과 교묘하게 연계시켜 적당히 넘어 가려는 듯한 의도도 보이고 있구요. 그러나 사과를 받는 쪽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재발방지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합니다. 鄭鍾文〓시인 사과와 재발방지약속은 북한이 만들어낸 공식입니다. 북한은 68년 푸에블로호사건 때 이를 미국에 요구했습니다. 또한 94년 홀준위사건 때도 미국은 문서로 시인 사과를 했습니다만. ▼ 韓-美 공조 유지가 문제 ▼ 鄭有眞〓북한도 시인 사과와 재발방지라는 용어를 잘 알고 잘 씁니다. 그러나 한국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쓸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어떻게든 직접 한국을 상대하지 않고 용어를 고쳐 얼버무리려 들 것으로 보입니다. 鄭鍾文〓사과형식도 논란이 많습니다. 4자회담 수용을 촉구하는 타협적인 협상의 틀이 제기됐습니다만 개운치는 않습니다. 金點坤〓북한이 형식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약자가 사과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숱하게 정전협정을 위반했지만 거의 사과하지 않은 반면 유엔사는 위반여부가 의심스러운 사소한 사안도 모두 시인했습니다. 완벽한 사과를 받아내자면 힘의 시위가 필요하지만 정부는 거기까지 가고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형식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절충이 되겠지요. 문제는 내용입니다. 철저한 추궁은 힘들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더이상 얕잡아 보지 못하도록 단단하게 마무리해야 합니다. 한국을 얕잡아 보니까 잠수함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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