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베트남 정상회담 의미]「과거앙금」씻고 경협 가속

  • 입력 1996년 11월 20일 20시 37분


「하노이〓金東哲기자」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도 무오이 베트남공산당서기장의 20일 정상회담 초점은 양국간의 경제협력에 모아졌다. 한국의 월남전 참전으로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은 지난 92년12월. 그후 양국간 교역과 투자는 급속도로 늘어나 3년후인 95년말 한국은 베트남의 세번째 교역대상국(15억달러)이자 투자국(21억달러)으로 부상했다. 또 지난 6월말 현재 3백83개의 한국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고 20개 건설업체가 지사를 설치하는 등 베트남은 지난 60, 70년대 「월남전특수」를 연상케 할 만큼 한국의 주요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 86년 도이 모이(개혁 개방)정책을 채택, 시장경제원리를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베트남으로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의 진출이 경제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세계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제전쟁으로 신규시장 확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국으로서는 성장잠재력과 인적 자원이 풍부하고 지정학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중심국가인 베트남을 우회진출기지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즉 양국간 교역과 투자의 급속한 확대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양국의 상호보완적 경제구조와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 양국간 교역이 균형적으로 확대 발전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도 이런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김대통령이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위한 세제 등의 호의적 고려를 요청한 것이나 무오이서기장이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베트남에 전수해줄 것을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양국 정상 공동인식으로 한―베트남 경제협력은 한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번 한―베트남 정상회담은 월남전에서 총부리를 서로 겨누었던 적대관계를 협력체제로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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