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영훈 신임 관장(사진)의 말이다.
이 관장은 전임 김영나 관장이 청와대의 프랑스장식미술전 개최 요청을 거절해 경질됐다는 주장에 대해 “정무직 인사에 대해 인사 대상인 제가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장식미술전은 청와대의 압력에 따른 게 아니고 이미 2014년 2월부터 프랑스 측과 협의해 추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최근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 사자상 논란까지 불거진 탓인지 전임 박물관장들의 간담회 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6·25전쟁 때 파괴된 지광국사탑은 1957년 복원 과정에서 사자상을 박물관 수장고에 따로 보관했지만 2010년까지 까맣게 잊혀졌다. 박물관은 2010년 우연히 사자상을 발견했으나 이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즉각 알리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연구소 관계자가 박물관을 방문해 사자상 조사 자료를 요청했지만, 담당 학예연구사가 “연구논문을 다 쓸 때까지 기다리라”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장은 “그동안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식을 불식하겠다”며 “전시실처럼 수장고도 열어젖히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청과 정보 공유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저희 잘못이다. 그런 일이 없도록, 불협화음이 없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학교수나 연구원을 객원연구원으로 초빙해 특정 전시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시켜 수장고 내 유물정보를 공유하는 계획도 나왔다. 이 관장은 “앞으로 열린 자세로 관련 기관, 학계와 협력을 강화하겠다. 객원연구원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