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EU FTA 훼손시키는 규제 줄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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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만 신임 韓獨상의 사무총장

“한국은 잠재력이 큰 시장입니다. 하지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정신을 훼손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가 계속 생겨나는 것이 아쉽습니다.”

12일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한독상공회의소(KGCCI) 사무실에서 만난 바바라 촐만 신임 한독상공회의소 사무총장(사진)은 “독일 기업의 한국 투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독상공회의소 부사무총장, 독일상공회의소 코디네이션 담당 이사를 지낸 촐만 신임 총장은 지난달 말 정식으로 취임했다.

촐만 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시각차를 갖는 유럽 기업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기로 한 탄소세 도입을 거론하며 “이를 예정대로 도입하면 중대형 고급 차량 판매가 많은 독일 기업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도 이 제도가 한미 FTA에 위배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파노라마 선루프 자동차의 안전성을 한국 정부가 문제 삼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실험을 통해 파노라마 선루프의 안전성을 문제 삼고 관련 국제기준을 개정하기 위한 의견을 유엔 자동차기준조화포럼 총회에 공식 제기한 상태다. 촐만 총장은 “유럽의 E-마크 등 국제 규격에 따라 안전성 테스트를 마친 차에 대해 다시 한국 기준으로 인증 받으라고 규제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촐만 총장은 “한국바스프(BASF)가 올해 경기 수원시에 연구개발(R&D)센터와 생산시설을 짓는 등 독일 기업의 한국 투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건설·엔지니어링, 고급 자동차, 음식·음료 분야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촐만 총장은 “박근혜 정부가 강화하려는 중소기업 정책에서 강소기업 전통이 강한 독일이 조력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의 중소기업 정책이 성공하려면 수준 높은 직업교육을 제공하고 상속·법인세 규제 완화로 가업을 잇는 강소기업을 늘리는 방안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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