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재일학도의용군 부인에 60년만에 감사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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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거주 강선림씨에 전달

“남편이 한국전쟁 때 학도의용군으로 참가한 후 더이상 못 봤습니다. 일본에서 차별받으면서 딸 둘을 키우느라 온갖 고생을 다했습니다. 60년 이상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한국 정부가 감사장을 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사망한 재일학도의용군 박대벽 씨(사망 당시 29세)의 부인 강선림 씨(85·사진)는 25일 일본 도쿄(東京)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6·25 63주년 기념식’에서 국방부 장관 감사장을 받았다. 그는 재일학도의용군 135명의 배우자 중 유일한 생존자다.

재일동포 2세인 강 씨는 나고야(名古屋)에서 경북 출신인 남편과 가정을 꾸린 지 4년 만에 6·25전쟁을 맞았다. 남편은 당시 만 네 살 장녀와 생후 3개월 된 차녀를 남겨두고 1950년 9월 재일학도의용군 642명 중에 포함돼 조국으로 떠난 후 소식이 끊어졌다.

전사 통지도 받지 못했다. 다만 박 씨의 친구로부터 “시신을 보지 못했지만 죽은 것 같다”는 편지를 한 통 받았다. 강 씨는 “내 눈으로 시신을 보지 못했으니 어딘가 살아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졌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년 전 한국에 가 남편 이름이 적힌 묘비를 확인하고서는 희망을 접었다. 국립묘지는 아니었다. 건강도 악화되고 최근에는 암 수술도 받았다.

강 씨는 평생 가슴에 품어온 소망 하나를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남편은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지금까지 유족에게 주는 연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수령하지 못한 연금을 받아 두 딸에게 아버지의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정부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재일학도의용군 부인#감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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